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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소설 공동 연재 게시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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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주신(2003-03-01 16:28:37, Hit : 1028, Vote : 1
 http://없으
 병사2(이게 마지막입니다)

그들이 속한 연대는 지난 며칠간 고지를 지키며 사단의 후위를 방어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초반에는 군사학자들의 흥미를 그다지 끌지 못할 평범한 공방전이 이뤄졌다. 포격, 고지를 향한 총검돌격, 가까스로 점령하거나 방어한 뒤 이어지는 적의 공격. 적군은 그 동료들의 시신을 뛰어넘어 달려왔고 아군은 차츰 밀리는 듯 보였다. 연대는 지연방어에 들어갔고, 곧 고립되었다. 그리고 견디다 못해 자기자신을 죽이고 싶어질 정도로 고통스러운 시간들. 그러나 그들은 자살하지 않았다. 폭발로 가득찬 계곡과 최고로 지독한 강행군과 번쩍이는 총구화염들을 보며 머리를 들어 총을 쏘아야 하는 순간들을 겪으면서 구태여 자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생사를 함께하는 전우애를 배웠고, 그 전우를 방패로 삼아 도망치는 방법을 배웠다. 비장함을 넘어선 지나치게 끔찍한 죽음을 본 그들에게 죽음은 비극이 아니었다. 대화를 나누던 전우의 시체를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시신의 탄창을 챙겨드는 그들은, 아무튼 훈련받은 군인으로서 부상병을 부축하여 고립무원의 적지를 탈출하고 있는 중이었다.

-빠바바바바! 뚜두두두둣!
-따다당! 따다당! 따다당!
-뻐어엉!
"크와아악! 우와악!"
격렬한 총격이 교환되고 있다.
"아아아악-!"
머리와 복부를 붙잡고 피섞인 괴성을 질러대는 병사. 그는 자신이 소리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살겠다는 본능 하나가 그를 붙잡고 있다.
총격이 그를 휩쓸고.
퍽, 퍼벅!
살이 터지고 피가 흩뿌려진다. 황당스러울 정도로 허무하게 그 병사는 쓰러진다.
'픽샥'하는 미약한 소리가 나면서 바위에 부딪힌 머리에서 피가 흐르고, 비를 맞은 피는 기괴한 모습으로 흐르다가 곧 그 모습이 지워진다.
따다다당! 숲을 달려 눈앞에 나타난 적을 향해 발악적으로 쏘는 총소리가 들린다. 나무들 사이로 우회하여 서로의 배후를 노리려는 부대끼리 정면으로 만나 격돌한다. 총검으로 적의 배를 찌르고, 발로 차서 무기를 빼내다가 머리에 총을 맞아 무너지는 누군가의 체액을 뒤집어쓰면서 적군 하나가 몸을 일으킨다. 철모 아래로 보이는 눈빛이 흉흉하게 번뜩인다. 그는 전투에서 공포보다는 귀찮고 불쾌하다는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어디선가 눈먼 총탄이 날아들고,
그 역시 바닥에 눕는다.

공포만을 느끼며 적보다는 하늘을 향해 총을 쏘아대던 신병이 다른 병사들에게 욕지거리 섞인 제지를 받는다. 뭇매를 맞아 겨우 정신을 차려 이번엔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는 신병 옆에서 누군가 수류탄을 던진다. 소총을 쥐고 쏘기도 힘든 전장에서 수류탄을 던진 그의 행동은 칭찬받을 일이었지만 수류탄은 어느 나뭇가지에 맞아 의외의 방향으로 떨어진다. 찰나의 긴장 후에 무언가로 수류탄을 덮으려던 병사와 신병과 수류탄을 던진 병사는 폭사하면서 그들의 육신과 입고 있던 옷을 주변으로 뿌린다.
핏빛조각들이 사방으로 비산하고, 피를 머금은 옷가지가 휘날린다.
똑같은 옷을 입은 병사들의 머리 위로
피의 비가 내리고 있었다.



오주신 (2003-03-01 16:35:56)  
'피의 비가 내리고 있었다'는 말은 제가 예전에 본 <바람의 검심> 에니메이션에 나온 말입니다.
<당신은...정말 내릴 수 있군요. 피의.. 비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처음에 나온 '병사'가 언제 죽었는지 한번 찾아봐 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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