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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소설 공동 연재 게시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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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진우(2003-07-05 06:20:50, Hit : 1055, Vote : 0
 http://cafe.daum.net/SSPanzer
 가상2차대전소설 Panzer Assault!-아브랑슈 공방전(7)-

 ◎ 드디어 교도 기갑군이 베르네 전선에 도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베르네에서는 최소한 2,000여대의 전차가 서로 뒤엉켜 대규모 전차전을 치르게 될 전망입니다. 에구 힘들어라... 어제 학교에서 귀가한 후부터 죽어라 썼는데...완전히 속사포가 되었습니다.

Panzer Assault! 간판입니다.


                                   괴물 출현!

 1944년 6월 15일 오후 7: 39 베르네 동남부 전방 5.2km

 "크르르르르르르!"
 "우르르르르!"

괴물 출현! 거대한 쾨니히스 타이거 전차들이 대규모로 서부전선을 방문했다.

 해가 서산으로 지는 광경이 참으로 멋진 자태를 연출하고 있었다. 노르망디의 오전은 상당히 멋지지만 그에 못지 않게 이 저녁 노을은 한 수 더 뜨는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단연 그 경치는 이 지구에 주둔한 독일군들의 최고 구경 거리 중 하나였다. 저녁이면 으레 전차와 자주포, sd/kfz 251 같은 하프트랙 등에 올라가 노을을 바라보는 독일군 장병들의 모습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개시된 6월 6일 이후로는 이런 광경을 볼 일이 없었다. 독일군의 전차들이 모습을 드러내기만 하면 바로 수십대에 달하는 영국군의 타이푼 공격기들이 날아들어와 그 주변을 초토화 시켜버렸기 때문이다. 그러한 노르망디의 도로가 갑자기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요란한 캐터필러음들이 울려오면서 대지에 거대한 진동이 일어나자 길가에 난 수풀들이 흔들리고, 길 양편의 보카주들의 나뭇잎들이 살랑살랑 흔들리며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그것은 미군의 셔먼이나 M26 퍼싱 중전차, 그리고 영국군의 처칠이나 파이어 플라이 전차 30여대가 동시에 굴러가도 낼 수 없는 거대한 진동이었다. 그렇다면 해답은 독일전차들이다. 전투중량 56.9톤의 타이거 중전차의 무게에 의한 진동일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이번 진동이 그런 진동과는 차원이 달랐다는 것이다.
  이 요란한 대 진동에 1940년 프랑스 침공 당시 JU《융커스, Junkers》-87 슈투카〔Stuka〕 급강하 폭격기의 공습으로 파괴된 마을의 건물 잔해 더미가 다시 한번 무너져 내렸다. 진동은 서서히 그 잔해 더미들로 근접해 들어오고 있었다. 진동이 다가옴에 따라 파괴된 민가 벽 내에 있던 목조 선반의 깨진 유리 접시 하나가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간신히 벽에 붙어 있던 그림 액자 한 점도 못이 빠지면서 바닥으로 떨어져 두 동강이 나버리고 말았다. 민가의 잔해들이 계속 흔들리면서 서서히 먼지를 피어 올리고 있었다. 정말 거대한 진동이 아닐 수 없었다. 총 30여채의 민가 잔해들이 이런 식으로 흔들리고 가재 도구들이 바닥에 떨어져 발생하는 요란한 파열음이 마을 전체에 가득하였다.
  7시 41분! 그토록 요란했던 진동이 잠시 멈추어 서고 마을에 잠시 고요한 정적이 찾아들었다. 마을에 몇 마리 남아 있지 않았던 들쥐들이 쥐구멍에서 빠져 나와 골목을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다. 들쥐들은 혹시 이번 진동으로 빵조각을 담아둔 바구니 등이 떨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심정으로 민가의 잔해들을 이 잡듯이 뒤지고 다녔다. 그리고 그 와중에 삼거리 쪽의 민가 4채를 뒤진 들쥐 4마리가 일제히 서쪽에 위치한 잔해로 들이닥쳤다.

 "찌익! 찍! 찍!"
 들쥐 특유의 징그러운 울음소리가 연달아 울리며 굶주린 들쥐들이 포탄에 얻어맞아 완전히 무너진 민가의 벽을 막 넘어섰을 때였다.
 "우르르르릉!"
 "크르르르르르르르!"
 "끼기기긱! 끼기기기기긱!"
 
 갑자기 요란한 굉음이 울리며 그들의 오른편에 서 있던 벽이 그대로 민가 내부로 무너져 내렸다. 직경 6cm 정도는 되고도 남을 만큼 커다란 벽돌 파편이 바닥에 떨어지자 깜짝 놀란 들쥐들이 빵조각 찾기를 포기하고 일제히 집밖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이미 너무 늦은 상황이었다. 그들이 들어왔던 무너진 벽이 갑작스럽게 나타난 거대한 물체에 의하여 완전히 주저 앉아버렸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그들의 반대편 민가에서도 발생하고 있었다.
 창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깨졌고, 그 창을 통하여 검고 길쭉한 물체가 집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그와 동시에 요란한 엔진음이 다시금 울려 퍼졌고 캐터필러가 굴러면서 땅바닥을 돌들을 완전히 가루로 만드는 듯한 소리가 계속 마을을 뒤덮고 있었던 것이다. 들쥐들은 갑작스럽게 발생한 이 상황에 크게 놀라고 있었지만 그들은 더 이상 그러한 놀라움을 볼 수가 없었다. 요란한 엔진음이 울리며 그 거대한 물체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반대편 민가에서도 집안으로 포신이 계속 들어오며 이어 경사각이 진 거대한 몸통에 의해 집 벽이 완전히 무너져 내린 것이다.
 들쥐들은 그 거대한 물체의 몸통 부분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는 인간의 얼굴을 볼 수가 있었다. 그 인간은 차갑고도 험상궂은 인상을 지은 채, 유일한 구경꾼인 그들을 내려다보며 '씨익' 웃고 있는 것과 같았다. 이윽고 들쥐들이 오른쪽에 있던 목재 책상의 잔해로 올라가서 주시하자 그 물체의 정체가 밝혀졌다. Ⅵ호 전차 B! 그 거대한 물체의 정체는 바로 독일 전차 중에서 가장 강력한 전차 중 하나인 쾨니히스 타이거 전차였던 것이다. 독일군의 중전차 대대와 각 SS 기갑사단이 1개 중대에 장비하고 있던 이 중전차들이 조직적이자 대규모로 노르망디 전선에 몰려들어온 것이다. 민가 한 채를 완전히 붕괴시킨 최선두의 지휘형 쾨니히스 타이거 전차의 전차장이 MG 42 기관총을 움켜쥔 채 후방에서 계속 민가들을 무너뜨리며 몰려오는 40여대의 부하 전차들에게 계속 오른손을 앞으로 내 저으며 진격 명령을 내리고 있었다. 69.7톤의 무게를 자랑하는 쾨니히스 타이거 전차들이 계속 민가들을 모래성처럼 붕괴시키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들쥐들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들로서는 어서 빨리 이 전차들이 모두 지나가기를 바라고 있었을 테지만 그것은 너무나도 허망한 기대였다.
 쾨니히스 타이거 전차들이 지나가자 이어 각진 외형의 타이거 중기형 70여대가 그 뒤를 따라 이동하고 있었고, 다시 그 뒤를 100대의 판터 A형과 Ⅳ호 전차 H형 130대, sd.kfz 234 장갑차 40대가 따르고 있었던 것이다. 끊임없는 전차와 장갑차, 하프트랙, 오펠 블리츠 트럭의 대군이 이 조그마한 마을을 통과하고 있었다.
 6월 15일 오후 7: 43분! 책상 파편 위의 이 4마리의 들쥐들은 운 없게도 바이에를라인 중장의 정예 교도 기갑군의 진격로 한복판에 놓여 있었고, 베르네를 공략하기 위하여 기갑부대를 이동시켰던 미 제12 집단군에게는 저승사자와도 같은 파더 보른〔PaderBorn〕기갑학교 출신들이 주축이 된 교도 기갑군 전차부대의 창날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다.

무선수들은 다른 기갑사단과 연락을 취하기 위해 노력했다.


1944년 6월 15일 오후 7: 57 베르네 동남부 전방 3.9km

 "크르르르르!"
 "부아앙!"
 "크르르르!"

 마을 하나를 완전히 벽돌더미로 만들어 놓으며 진격을 계속해왔던 교도 기갑군의 최선봉 제252 교도 기갑사단의 전차들이 잠시 도로상에서 멈추어 섰다. 사단 장병 대부분이 파더 보른과 뮌헨베르크 출신들로 구성된 그들이 보유하고 있던 43대의 쾨니히스 타이거 전차는 그 어떤 연합군의 전차들도 쉽사리 대적할 수 없는 막강한 위력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아헨 부근의 크룹사 전차 공장지대에서 수령해 오는 동안, 가지고 왔던 연료를 모조리 소모한 상태였고, 덕분에 후방에서 연료를 싣고 달려오는 보급 중대에게 연료를 재 보급 받아야 하는 처지였던 것이다. 10m가 넘는 거대한 전차가 멈추어 서자, 그 뒤를 따라오던 타이거와 판터, Ⅳ호 전차들도 잠시 진격을 멈추고 도로상에 그대로 정지하였다. 정지한 전차들로 정비병들이 다가와 보기륜과 캐터필러, 엔진 상태 등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정비병들이 점검을 하는 동안 검은색 전차병복을 착용한 전차병들은 모두 전차 밖으로 나와 서로 담뱃불을 붙여 주고 진격해 오면서 구경한 풍광 등을 조종수에게 신들린 듯 설명하고 있었다. 특히 타이거 전차의 차체 상부는 북적이는 인파로 포탑이 가려질 지경이었다. 전차병 외에도 기갑척탄병들이 전차 위로 올라와 왁자지껄 서로 할 얘기는 다 하고 내려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각 연대장들은 대대장과 중대장들을 호출하여 상황 보고를 받고 있었고, 정찰을 마치고 돌아온 켓텐 크라프트와 기갑정찰대대의 sd.kfz 251의 기갑척탄병들이 베르네 주위에서 아직도 포성과 포연이 피어 오르고 있다는 보고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요란한 사단들의 대열을 뚫고 연료를 가득 실은 오펠 블리츠 트럭들이 도착하여 도로 상에 멈춰 선 전차들에 급유를 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조금만 더 진군하면 미군 전차들과 격돌할 수 있을 것이다!' 독일 전차병들의 머리 속에는 온통 이 문장만이 가득했다. 다른 문장은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그 동안 SS 기갑사단에게 활약할 기회는 다 빼앗기다 시피하고 그나마 실전에 투입된 것은 바이에를라인 중장이 직접 지휘하고 있는 제130 교도 기갑사단뿐이었다. 하지만 그 사단은 250대의 전차와 18,000명의 전투 병력이 전부였다. 비록 훈련용 전차들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1,000대가 넘는 전차와 65,000명의 전투 병력을 보유한 교도 기갑군은 아직까지도 제 활약을 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때문에 교도 기갑군의 전차병들은 SS 기갑사단으로 전속할 것을 신청하기도 하고, 실제로 전속에 성공한 전차병들도 여러 명이 있었다. 하지만 전속에 실패한 전차병들은 그대로 교도 기갑사단에 남겨져 계속 훈련만을 반복하여 독이 오를 대로 단단히 올라있었다. 전차들이 급유를 받는 동안 전차병들은 하차하여 전차를 정비하고 야전삽, 와이어 등의 장비들을 점검하고 있었다. 전차대의 후방에서는 대전차포를 끌고 오는 야전 트럭에서 하차한 대전차포병들이 포신을 청소하고 있었고 기갑척탄병들도 각자의 팬저 파우스트와 팬저 슈렉을 정성껏 손질하고 있었다.
 또한 임시 지휘소의 막사에서 교도관들은 앞으로의 전투에 앞서 작전 회의를 하고 있었다. 급한 대로 그 동안 훈련하던 전차들을 긁어모아 출동하기는 했지만 내심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베르네를 공격하는 미군 기갑부대 중에 일부 영국군 기갑부대도 포함되어 있다는 소식이 방금 전에 들려온 것이었다. 통신병이 알려온 전문에는 17파운드 포를 탑재한 파이어 플라이 전차와 아킬레스 자주포들이 출현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던 것이다.

교도 기갑군이 서서히 전장으로 도착을 완료하고 있었다.


전장의 기갑사단을 위해 독일 본토에서는 전차 생산이 한창이었다..


 오후 8: 15분! 교도 기갑군의 전차들이 다시 이동을 시작했다. 큐폴라의 전차장들은 조종수에게 최대한 빠른 속도로 이동할 것을 재촉하고 있었고 덕분에 약간의 휴식을 취한 조종수들은 정말 죽어날 맛이었다. 가장 편한 것은 당장 할 일이 없는 기관총 사수와 포수, 장전수 뿐이었다. 조종석 바로 옆에서 코를 골며 졸고 있는 기관총 사수를 바라보는 조종수들의 얼굴에는 온통 찌든이 베어 있었다.
 "크르르르르!"
 "끼익!"
 보카주 지대 앞 도로로 전차들이 이동하는 가운데 갑자기 대열의 중간 지점에서 달리고 있던 교도관들의 슈빔바겐 왼편에 있던 타이거 후기형의 조종수석 해치가 열리면서 조종수가 머리를 내밀었다. 교도관들은 갑작스럽게 발생한 이 돌발상황에 놀란 얼굴로 그 조종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앞으로 얼마나 더 가야 하는 겁니까?"
 그 조종수는 지루하다는 듯이 말했다.
 "이제 1.2km정도 더 가면 된다. 그 곳에서 전투가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을 거다. 조심해라. 이 전투는 자칫하다가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교도 기갑사단 창설이래 대규모의 첫 실전이 될 것이다."

 그러자 약간 나이 들어 보이는 교도관이 자신의 P-38 루거 권총을 살펴보며 조종수에게 일러주었다. 그 말을 들은 조종수는 알아듣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다시 전차로 들어갔다. 야간에 이동을 하는 상황이라 그런지 등화관제 실시명령에도 불구하고 약간씩 전방 헤드라이트를 켠 전차들이 몇 대 있었다. 서서히 밤이 깊어가고 있었고, 교도 기갑군은 베르네를 불과 2.4km 앞둔 지점에서 잠시 숙영상태로 들어갔다. 전차병들은 그대로 자신의 자리에 앉아 잠이 들었고, 기갑척탄병들은 막사를 세우거나 하프트랙에서 모포를 휘감은 채 그대로 잠이 들었다. 교도관들은 근처의 민가 몇 채를 빌려 잠자리에 들었다. 베르네 방면에서도 전투가 소강상태로 들어간 모양이었다. 더 이상 포성이 들려오지를 않자, 교도관들은 약간의 당직 장교들만을 남겨 놓은 채, 침대에 누워 그대로 숙면에 들어갔다. 6월 15일의 밤은 그렇게 깊어가고 있었다.

 1944년 6월 16일. 오전 6: 14. 베르네 동남부 전방 2.4km
 

 "쾅! 쾅! 쾅!"
 "쿠르르릉!"
 일찍 잠자리에서 일어나 권총의 손질을 마친 교도관들이 고개를 들어 서북쪽의 베르네를 바라보고 있었다. 전투가 재개된 모양이었다. 포성이 요란하게 울리고 있었고, 검은 포연들이 하늘을 가득 뒤덮고 있었다. 그 덕분에 상당히 떨어져 있는 지역인 이 곳까지 포성이 들렸고, 연기도 상당히 또렷하게 보이고 있었다. 그 광경을 바라본 교도관은 눈시울을 찌푸리며, 자신의 sd.kfz 251 하프트랙으로 걸어갔다. 서둘러 이동하지 않았다가는 저 포연의 주인공 자리에 정예라 자부하는 제2 SS 기갑사단 '다스라이히'의 전차들이 선정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꼴을 보는 것을 그들은 별로 원하지 않았다. 한 교도관이 자신의 sd.kfz 251 하프트랙주위에서 웅성대는 다른 교도관들을 향해 말했다.
 "휘이! 장난이 아니게 전투가 벌어지는 것 같군요. 자! 우리도 서두릅시다. 안 그랬다가는 베르네가 시건방진 친위대 친구들의 집단 묘지가 될 수도 있어요!"
 그러자, 교도관들이 호쾌한 웃음을 터뜨리며 자신의 전차와 sd.kfz 251 하프트랙, 슈빔바겐 등에 탑승하기 시작했다. 곧이어 요란한 엔진음이 울리며 쾨니히스 타이거 전차들이 달려나가고 이어 다크 옐로우 도색을 칠한 판터 A 후기형 260대와 저먼 그레이 도색을 한 야크트 판터 구축전차 25대, 타이거 중기형 54대, Ⅳ호 전차 J형 145대, 350대의 sd.kfz 251 하프트랙과 보급 중대의 트럭, 40여대의 켓텐 크라프트 등이 흙먼지를 피어 올리며 이동하기 시작했다. 전쟁이 시작된 이래, 이처럼 거대한 기갑부대의 이동은 거의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동부전선에서야 이 정도 규모는 어린아이 장난감 수준이었지만, 한동안 포탄 한 발 떨어지지 않았던 서부전선에서는 도무지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었던 대규모 진군 장면이었던 것이다. 더구나 간밤에 2개 교도 기갑사단이 추가로 합류해 와 그 대열의 길이는 전날의 2배에 가까웠다. 조용한 노르망디의 시골 가도는 이 대규모 기갑부대의 행렬로 인해 거대한 흙먼지가 끊임없이 일고 있었다.
 그 와중에 시계는 어느 새 8: 2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조금 전에 교차로를 지나오면서 본 표지판에 약 800m정도 남았다고 했으니까…. 이제 시가지가 보일 법도 한 거리였다. 교도관들은 자신의 차량이나 전차에 올라가 쌍안경을 들어 전방을 주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베르네 시가는 아직까지는 안 보였다. 그 때문에 교도관들의 신경은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져 있었다. 일부 교도관들은 '표지판이 잘못된 것이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대열 중간쯤에서 달리고 있던 Ⅳ호 전차 J형에 올라가 있던 어느 기갑 교도관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 때였다.
 "베르네다! 베르네가 보인다!"
 갑자기 최선두의 쾨니히스 타이거 전차의 전차장이 외치는 소리가 100여m 떨어진 교도관들의 차량에까지 들리고 있었다. 갑자기 전차대의 대열이 멈추고 교도관들의 차량이 달려나가 그 쾨니히스 타이거 전차의 좌측에 멈추어 섰다.
 "오! 정말 베르네로군!"
 교도관들은 감격에 사로잡혔다. 비록 조그마한 시골 마을이기는 했지만 베르네는 주변의 풍경과 더불어 상당히 멋진 경치를 자아내고 있었다. 3km정도 떨어진 곳으로 보이는 언덕에서는 거대한 포연과 포성이 계속 울리고 있었지만 그 곳과는 대조적으로 베르네 시가는 조용했다. 몇 대의 켓텐 크라프트가 후방의 사단장 차량으로 달려갔고, 20여대 정도의 전차들이 예정대로 우측으로 우회하여 미 제12 집단군의 진지로 향하였고, 그 뒤를 150mm 훔멜 자주포와 380mm 자가 추진식 로켓포를 탑재한 슈트룸 타이거 전차 40여대가 따랐다. 교도관들이 그 광경을 지켜보며 흡족해 하는 동안, 150mm 곡사포와 88mm Flak 36 대공포가 트럭들에 견인되어 이동하고 그 주위를 비르빌벤트 대공 자주포가 호위하였다.

미군이 정신없이 2개 연대 진지를 때리는 동안 그들의 후방으로는 거대한 위협이 다가오고 있었다.
 전차와 자주포, 포병대가 이동을 마치자 멈추어 있던 후속 전차들이 요란한 엔진음을 울리며 이동을 시작했다. 전차대가 베르네 시가로 진입하는 가운데 4대의 sd.kfz 251이 잠시 도로 변에 멈추어서 제2 SS 기갑사단과의 통신 연락을 시도하고 있었다. 통신병들은 고출력의 군용 무전기를 통하여 계속 주파수를 돌리며 다스라이히 사단과의 연락을 시도하고 있었다. 계속 잡음만 들리는 무전기를 바라보며 통신병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선두의 쾨니히스 타이거 전차들은 이미 시내 중심부의 광장까지 진입한 후였다. 그렇지만 통신은 아직까지 불통이었다. 통신병들은 상당히 어이가 없어 하는 표정이었다. 아무리 전시라지만 이 정도로까지 통신이 먹통일 경우는 손꼽을 정도로 적었기 때문이었다.
 일부 통신병들은 무전기를 끄려고도 하였지만, 그 때마다 장교들이 제지하였다. 그렇게 기다린 지 4분쯤이 지난 후, 마침내 통신병이 지르는 환호성이 주변에 울려 퍼졌다. 몇 대의 전차가 멈추어 서고, 포탑 뒤에서 전차장과 주변 상황을 보고 받던 교도관 2명이 일제히 그 sd.kfz 251로 달려왔다. 통신병은 서둘러 그 군용 무전기를 교도관에게 전해 주었다. 무전기를 받아든 교도관은 순간적으로 엄청난 소식을 청취하고 있었다.
  "여기는 제2 SS 기갑사단 제3 기갑연대! …우리의 방어선은 ……이제 거의 ……한계에 봉착했다. 적 전차들이 방어선을 ……하나 둘 돌파하고 있다. …포탄이 부족하다. ……젠장할! 근처에 지원군은 없나?!!! 노닥거리지 말고 빨리 좀 오란 말이야!!!"
 "쾅!" "쾅!"
 포성과 함께 통신병의 절박한 목소리의 구원 요청이 무전기를 통해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 교도관은 아연실색·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무전기를 통신병에게 건넸다. 그리고, 주먹으로 애꿎은 하프트랙의 차체를 치며 분노를 터뜨리고 있었다. 예상외로 전황이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빌어먹을…!"
 그 교도관은 서둘러 광장에 잠시 정지한 사단장들의 차량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4명의 교도 기갑사단장들은 각기 슈빔바겐에서 앞으로의 전황에 대해 논의를 계속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그 교도관이 들이닥친 것이었다. 교도관은 서둘러 무전기로 보고 받은 내용을 사단장들에게 전해주었고, 사단장들은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정예 SS 기갑사단인 '다스라이히' 사단이 대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에 그들은 지금 이따위 작전 회의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제252 교도 기갑사단장이 슈빔바겐에서 뛰쳐나가 즉시 진격 중이던 예하의 전차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전차들은 이제 막 베르네 시가를 통과하고 있는 중이었다.
 "현 위치에서 정지하라!  횡대로 포진하라!!"
 사단장의 지시를 들은 선두의 연대장이 예하 전차들에게 명령을 전달했고, 전차장들이 일제히 조종수에게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전차들은 요란한 엔진음을 내며 횡대 대열로 포진하기 시작했다. 거의 30여분 동안 전차들은 신속하게 대열을 정비하였고, 그 뒤로 기갑포병연대의 150mm 훔멜 자주포와 슈트룸 타이거 전차들이 포진을 하자 소련군만큼은 못하지만 아주 그럴싸한 포격 대열이 형성되었다. 그 모습을 보고 흡족한 미소를 지은 제252 교도 기갑사단장이 전차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자유 사격! 거리는 900~1km까지!! 최대한 화력을 집중하고 이어 돌격해 들어간다!!"
 사단장의 명령이 떨어지자 훔멜 자주포의 150mm포가 불을 뿜었다. 이어 포진해 있던 모든 전차들이 일제히 포격을 시작했고, 더불어 300여 문의 170mm 곡사포가 불을 뿜는 장면은 엄청난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동부전선에서 소련군이 퍼부어 대는 규모에 비하면 정말 새발의 피와 같은 꼴이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의 준비 포격은 그 동안 서부전선에서는 쉽사리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쾅! 콰콰쾅! 콰쾅! 쾅!"
 "슈아아아악!"
 삽시간에 엄청난 화력이 퍼부어졌다. 거의 1시간 여에 걸친 대규모의 준비 포격은 그 근처를 완전히 불바다로 만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전차병들은 그 광경을 바라보며 저 화염 지대에서 살아남을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확신했다. 그 불바다를 바라보며 각 교도 기갑사단장들이 예하 전차들에게 진격을 명령했다. 요란한 엔진음이 다시금 울려 퍼지면서, 600여대의 전차와 300여대의 sd.kfz 251 하프트랙이 불바다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사단장들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찬란했던 1940년, 프랑스 침공 당시의 모습을 회상하고 있었다.

1944년 6월 16일 오전 8: 42 베르네 전방 3.7km 제2 SS 기갑사단 '다스라이히' 제3 기갑연대

 "쾅! 콰쾅!"
 "펑!"
 10여대의 M4A3E8 셔먼 전차들이 기갑척탄병들이 힘겹게 설치한 철조망들을 엿가락처럼 누르며 언덕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간간이 피아노선 코일에 캐터필러가 엉겨버려 꼼짝 못하는 전차들이 늘어났지만 그 후속 전차들이 선두 전차들이 만들어 놓은 교두보로 밀려들어왔다. 정말 끈질긴 공격에 공격의 연속이었다. 이미 코일 지대에는 불타는 M26 퍼싱 중전차 3대와 M4A3E8 셔먼 14대가 흩어져 있었다.

 이젠 독일군의 피해도 만만치 않게 늘어가고 있었다. 언덕 위에는 이미 3대의 타이거 전차가 검은 연기를 뿜고 있었고 부상을 입은 채 가까스로 전차에서 탈출한 전차병들이 서로를 부축하여 후방으로 달려갔다. 위생병들이 그들을 서둘러 슈빔바겐과 sd.kfz 251에 태워 후방으로 수송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멈추어 선 타이거 전차의 전면을 요새로 삼아서 매복한 4대의 lV호 전차 J형의 75mm 포가 철조망 지대를 돌파하며 맨 선두로 올라오던 M4A3E8 셔먼에게 철갑탄을 날렸다.
 "쾅!"
 "펑!"
 폭음이 울리며 M4A3E8 셔먼은 포탑 측면을 관통 당한 채 멈춰 섰다. 하지만 이러한 손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미군 전차들은 끊임없이 기어 들어왔다. 이미 방어선의 주요 지점을 돌파하는데 성공한 이상 그들에게는 승리라는 단어만이 보일 뿐이었다. 4명의 기갑척탄병들이 팬저 슈렉을 발사하며 전차들을 저지하는 동안, 포탄이 바닥난 판터 G 후기형 2대가 후진을 하여 퇴각했다. 팬저 슈렉 사격에 3대의 셔먼이 불타오르고 임무를 마친 기갑척탄병들은 서둘러 교통호로 들어가 퇴각하기 시작했다. 이미 40여명의 사상자를 낸 제1  SS 기갑척탄병 연대 '다스라이히'는  연대 전원이 철십자 훈장을 받아야 할 지경이었다. 최악의 위기였다. 이제는 서로가 사격을 해도 격파 당할 정도로 근접한 거리가 된 것이다. 이럴 때는 먼저 사격을 하는 쪽이 유리했다. 전차들이 사격 후 재 장전을 하는 틈을 Ⅳ호 구축전차와 헤처 구축전차가 커버했다. 75mm포가 불을 뿜으며 몰려들어오던 M4A3 초기형 셔먼 2대와 M3 스튜어트 경전차 4대가 전면을 피탄 당해 불타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 뒤로 다시 20여대의 셔먼 전차들이 사격을 가하며 달려들었다. 이제 방어선은 완전히 돌파되었고 제3  SS 기갑연대의 전차들은 언덕 중앙부로 밀려나고 있었다. 곳곳에 파괴된 전차 엄폐호와 그 내부에 쌓인 탄피들이 주위에 잔뜩 널려 있었다.


  "쾅!" "콰쾅!"
  후진하면서도 끊임없이 미군 전차들을 저지하던 8대의 쾨니히스 타이거 전차들이 이젠 미군 전차들의 집중 공격 목표물이 되어 버렸다. 5발의 76mm 철갑탄이 전면 장갑에 작렬하고 전차들이 약간씩 흔들리기는 했지만, 200mm에 달하는 쾨니히스 타이거 전차의 전면 장갑을 관통하기에는 아직 무리였다. 하지만, 거리는 갈수록 가까워지고 있었고 500m내로 거리가 좁혀질 경우에는 쾨니히스 타이거에게 시한부 선고가 내려지는 것이다. 쾨니히스 타이거 전차는 후퇴하면서도 꾸준히 사격을 가하여 24대의 미군 전차를 불덩이로 만들고 있었다.
  5분간의 전투는 다스라이히 사단에게 대단히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었다. 미군 보병들이 M1 개런드 반자동소총을 연사하며 참호 진지를 돌파하여 전차를 엄호하고 있었고, 치열한 포성이 계속 울리고 있었다. 15개소의 대전차포 진지들은 모두 피격되어 불타고 있었다. 이미 포병들과 포는 불타기 3분전에 후방으로 퇴각한 상태였다. 미군의 물량공세의 위력 앞에 다스라이히 사단의 장병들은 참으로 공포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후방 제2선 방어진지로 퇴각한 50여대의 전차들만이 부분적으로 반격을 가하고 있었다. 5시 방향에 포진한 판터 G 후기형의 75mm포가 다시 불을 뿜자 대전차포 진지를 지나쳐 달려오던 M26 퍼싱 전차 1대가 전면에 피격되어 대폭발을 일으켰다. 전차병들은 환호성을 질렀지만 조종수는 전차를 후진시키고 있었다. 불타오르는 퍼싱 전차의 잔해 뒤로 5대의 M4A3E8 셔먼 전차가 들이닥쳤기 때문이다. 용맹한 판터 전차라 하더라도 중장갑의 타이거가 아닌 이상, 일단은 퇴각을 해야 했던 것이다. 하지만 84발의 철갑탄은 이제 6발로 줄어든 상태였다. 포탄을 모두 소모하여 서서히 전열을 이탈하는 전차들의 수가 갈수록 급증하고 있었다.



 1944년 6월 16일. 오전 9: 14분. 베르네 전방 3.6km.

  "쾅! 쾅! 쾅!"
  


  포성이 울려 퍼지며 기갑척탄병들이 몸을 숨긴 참호 근처에 고폭탄들이 작렬하고 있었다. M4A1 셔먼 전차의 75mm포는 발사 속도가 비교적 빠른 편이라 보병 지원용으로는 제격인 포였다. 7대의 M4A1 셔먼의 지원에 힘입은 미군 보병 150여명이 일제히 M1 톰슨 기관단총과 M1 개런드 반자동소총, BAR 등을 사격하며 제2 방어선을 세차게 두들겼다. 불타오르는 셔먼 전차들의 잔해를 뒤로 한 채 진격해 들어오는 보병들은 전차보다도 더 성가신 존재였다. 전차들은 동축 MG 42 기관총을 난사하며 접근하는 보병들을 저지하고 있었다. 이제 포수뿐만 아니라 기관총 사수가 훨씬 더 바빠지기 시작했다. 이에 기갑척탄병들이 일제히 Kar-98k, G-43, MG 42 기관총을 난사하며 미군 보병들을 쓰러뜨리기 시작했지만, 그들의 뒤로 거의 1,000여명에 달하는 보병들이 몰려오자 더 견디다 못한 기갑척탄병들은 참호선을 벗어나 퇴각하기 시작했다. 이제 방어구역은 점점 더 좁아지고 있었다. 셔먼 전차와 보병들이 그들의 뒤를 추격하여 언덕 상부로 올라오고 있었다.
  언덕 상부 진입로와 전차 엄폐호 지대를 내주고 제2선으로 물러선 제3 SS 기갑연대는 쾨니히스 타이거 12대를 선두로 하여 그 좌·우로 타이거 19대가 엄호를 담당하고 뒤로는 방금 막 정비와 포탄 공급을 마친 제3·4 중대의 판터 G 후기형 50대가 후위를 담당하여 최후의 방어선을 언덕 상부 중앙 지점에 구축했다. 전차병들의 각오는 비장했다. 이 곳이 돌파 당한다면 후방의 정비중대 진지와 부상병들이 집결한 교두보가 없어진다. 그럼 퇴각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었다.
  "4시 방향! 적 자주포! 거리 140! 철갑탄 발사!!"
  "장전 완료!"
  "쾅! 쾅!"
 전차장의 지시에 따라 8시 방향의 전차 엄폐호에서 나뭇가지로 어설프게 위장한 Ⅳ호 구축전차 5대의 75mm포가 불을 뿜었다. 이제 전차장들은 거리측정을 할 여유조차 없었다. 무조건 발사만 하면 격파였던 것이다. 사격이 개시되자 측면으로 진입하던 M36 잭슨 대전차 자주포 2대가 불길에 휩싸였다. 미군 전차들은 갑작스럽게 측면을 공격당하게 되자 포탑을 서둘러 구축전차들 쪽으로 선회하고 일제히 반격탄을 날렸다. 3발 정도의 포탄이 구축전차의 상면을 아슬아슬하게 스치고 지나갔다. 제대로 조준을 하지 않고 발사한 포탄임이 분명했다. 재 장전을 마친 구축전차들이 다시금 철갑탄을 발사하자 3대의 M18 헬켓 대전차 자주포가 불타오르고 있었다. 진지의 내·외부는 완전히 포연과 전차의 잔해로 가득 차 오르고 있었다.
 


 같은 시각. 제3 SS 기갑연대 "다스라이히" 제2대대 5중대
 제5중대가 담당한 57 지역 우측의 방어진지는 이미 9대의 셔먼 전차와 2대의 퍼싱 전차의 잔해가 진지 전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5중대는 이제 남은 전차가 14대였다. 17대의 전차 중 이미 3대를 손실한 상태였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4대의 판터 G 후기형은 제3 SS 기갑척탄병 연대 '다스라이히' 제3중대의 장병들과 야무진 저항을 펼치고 있었다. 바로 3분  전에는 제28 교도 기갑사단의 야크트 판터 구축전차 1개 중대가 달려와 5중대의 전차들을 지원하고 있었다. 5중대 진지에서 40여m 후방에 포진한 5대의 야크트 판터 구축전차가 장포신 88mm k자 43/L 71포를 사격했다. 그와 동시에 참호선의 모래 자루를 짓밟고 넘어오던 M26 퍼싱 중전차 4대가 불타올랐고 미군 전차대의 진공은 잠시 정체되고 있었다.
 제3 SS 기갑척탄병 연대 제3중대의 장병들은 그 틈을 노려 참호선을 빠져 나와 퇴각하기 시작했다. 이미 연대 본부로부터 퇴각 명령을 받은 지는 거의 2시간이 다 되어갔지만, 전선에서 물러서기를 거부하고 최후까지 항전을 결의하는 5중대의 투지에 감격하여 지금까지 남아 46대의 미군 전차를 팬저 파우스트와 팬저 슈렉으로 파괴한 것이다. 아마도 200여명의 중대원들이 무사히 귀환을 하면 전원이 철십자 훈장을 수상하더라도 할 말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는 동안에, M3 스튜어트 경전차 7대가 37mm 주포를 사격하며 언덕을 기어올라오고 있었다. 25명의 기갑척탄병들이 그 전차들을 향해 팬저 슈렉을 사격하자 30여m까지 근접해 들어오던 스튜어트 경전차 3대가 파괴되어 불타올랐다. 하여튼, 미군 전차는 말 그대로 론손 남비라는 별명이 잘 어울리는 전차들이었다.
 "시간이 없다! 서둘러서 매설해!"
 소대장 2명이 고래고래 소대원들에게 소리를 지르며 작업을 지휘하고 있었다. 매설하고 있는 지뢰는 바로 SMi 44 대인 지뢰였다. SMi 35 대인 지뢰의 개량형으로서 생산성이 향상된 형식이었다. 약 3kg의 압력만으로도 바로 땅속에서 1.2m 정도 튀어 올라 공중에서 폭발하는 도약식 지뢰로서, 한번에 350개가 넘는 쇠구슬을 주위로 비산하여 반경 150m내의 적을 살상하도록 되어 있었다. 만약 100여명 정도의 병력이 150m내에 밀집해 있다면,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었다. 그 강력한 위력으로 인하여 중전차들의 근접 방어 병기로도 사용될 정도니, 대인 지뢰 치곤 정말 '용'이 된 지뢰였다. 총 34기의 SMi 44가 참호 내에 매설되고, 공병들이 쉽사리 제거할 수 없도록 주변에는 목재 지뢰 50여기가 매설되었다. 소대원들은 이 임무를 20여분 내로 완수할 수 있었다.
  그 동안 주위에는 미군 전차들의 캐터필러음과 포성이 계속 울리고 있었다. 작업을 마친 일부 소대원들은 81mm 박격포 진지로 달려가, 전차의 뒤로 몰려오는 보병들을 향해 박격포 사격을 가하고 있었다. 그러자, 보병 6명이 그대로 피떡이 되어 쓰러졌고, 전차들은 그들의 시체를 지나쳐 얼마 안 남은 철조망을 으스러뜨리며 참호선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장포신 76mm포를 앞세운 M4A3E8 셔먼 전차 3대가 참호로 근접해 오자 임무를 마친 소대원들이 서둘러 교통호를 따라 퇴각하기 시작했다. 교통호에서 2시 방향에 있던 5중대의 판터 G 후기형 1대와 야크트 판터 구축전차 4대가 그대로 철갑탄을 날려 그 전차들을 날려버렸다. 포탑이 탈락하면서 전차는 유폭이 되어 불바다가 되었지만, 그 전차의 잔해를 옆으로 밀어버리며 후속 전차대의 진격을 종용하는 도저 전차와 보병들은 지칠 줄을 모르고 있었다.

M10 대전차 자주포는 개방식 포탑으로 시야 확보에 유리했지만 그것은 탁트인 평지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11시가 되어가면서, 제3 기갑연대는 서서히 후퇴하기 시작했다. 57 지역의 대부분은 이미 미군에게 접수되었고 포탄은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간간이 달려오던 보급 중대의 트럭들도 이젠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예비 포탄 재고들도 모두 사용한 모양이었다. 더 이상 버티는 것은 무리였다. 이제 전차는 단순히 움직이는 강철 상자에 불과했다. 기갑척탄병들의 팬저 파우스트와 팬저 슈렉이 수비의 일익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기갑척탄병들이 마지막 남은 팬저 파우스트와 팬저 슈렉으로 접근하는 전차와 자주포들을 저지하는 동안, 남은 전차들이 서서히 후진하기 시작했다. 제3 기갑연대는 몇 개 사단 급의 적 기갑부대를 상대로 훌륭한 방어전을 수행하였다. 이 정도면 전 연대원이 다이아몬드 백엽검 기사 십자상은 충분히 수상하고도 남으리라는 기대가 전차병들을 하나로 만들고 있었다. 제3 SS 기갑연대의 전차들이 후진하는 것을 바라본 미군 전차들이 기가 살아서 달려들기 시작했다. 이제 전투는 언덕 위의 좁은 평지에서 벌어졌다. 최후의 기갑전이었다. 포탄이 어느 정도 남은 전차들이 후위를 수비하는 가운데 포탄이 바닥난 전차들이 1대 2대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이미 24대의 전차들이 이런 식으로 빠져나간 후였다. 하지만, 몰려오는 미군 전차들이 너무 많았다. 상황은 거의 절망적이었다. 30여대의 셔먼 전차가 기세 좋게 달려들고 있었다.
 1944년 6월 16일. 오전 11: 25 베르네 전방 1.6km.
 들판에 전개한 포병대가 사격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각 교도관들의 급한 지령에 따라 서둘러 시가지를 빠져 나와 이 들판에 도착한 제19 교도 기갑사단의 포병연대가 급하게 150mm 곡사포와 판저 베르퍼를 동원하여 준비 포격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단의 2개 기갑연대의 전차들은 이미 방어선으로 출발한지 오래였고, 미리 제3 SS 기갑연대의 진지에 도착한 정찰병들이 포격을 때릴 위치의 좌표를 무전기로 전해오고 있었다. 정찰대대의 보고에 의하면 이미 방어진지의 주력 지역인 제57 지역이 이미 미군에게 함락되었다고 했다.
 포병연대의 장병들은 정말 기가 막힐 지경이 되었다. 동료들의 위기를 방관할 수 없다면서 제2 SS 포병연대도 합류하였지만, 이 2개 포병연대의 전력만으로 과연 얼마나 강력한 지원 포격을 때려줄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 하지만 도리가 없었다. 이미 9시경부터 교도 기갑군의 포병 연대가 포격을 시작했고 150mm 곡사포에 포탄이 장전되었고, 관측병들이 거리의 오차를 수정하였다.
 그리고, 1분이 지나자 마침내 최선두에 배치된 6문의 150mm 곡사포가 일제히 불을 뿜었다. 그 뒤를 이어 13대의 훔멜 자주포가 불을 뿜었고 곧 포병 연대 전체의 화력이 일제히 포격을 시작했다. 100여발도 넘는 포탄들이 일제히 방어진지를 공격하고 있는 미군의 머리 위로 날아갔다.
 장교들은 약간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교도 기갑군의 지원 포격은 과연 어디를 노리고 한 것이기에 제2 SS 기갑연대와 제3 SS 기갑연대로부터 연이은 지원요청이 들어오는 지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많던 교도 기갑군의 전차들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의심스러웠다. 제12 집단군의 측면을 들이치려는 모험을 감행할 사단장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파더 보른 기갑학교 출신의 제252 교도 기갑사단이라면 가능할 지는 모르겠지만 그 외의 교도 기갑사단들은 거의 기대를 안하고 있었다. 특히 제26 교도 기갑사단같은 경우에는 기대할 것도 없다는 게 교도관들의 생각이었다. 아무튼 지원 포격이 시작되었고 전황의 향배는 이제 2개 SS 기갑연대가 얼마나 더 버텨 주느냐에 달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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