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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소설 공동 연재 게시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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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진우(2003-07-20 20:17:24, Hit : 1117, Vote : 3
 http://cafe.daum.net/SSPanzer
 가상2차대전소설 Panzer Assault!-아브랑슈 공방전(10)-

+베르네 기갑전도 이제 거의 막바지에 이르고 있습니다. 비록 최강의 실력과 우수한 전차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미군의 물량 공세와 야보들의 공습이라는 두 명의 적군을 맞아 열세의 방어전을 펼치게 되는 제2 SS 기갑사단 '다스라이히'의 2개 기갑연대의 운명은 어찌될 것인지...기대해 주세요. 조만간 베르네 기갑전 부분이 끝날 예정입니다.

    경고 : 이 글은 구[久]본과 리뉴얼본으로 나뉘며 구본은 아래의 다음 카페들에서만 연재되며, 리뉴얼 분은 디펜스코리아와 역시 아래 배너의 사이트들에서만 연재됩니다.
  +추가로 갑자기 원고 본문의 글자 크기가 갑자기 커져서 크기 축소를 적용한 관계로 본문과 약간 큰 사이가 있으므로 양해 부탁드립니다.
   구본 연재 사이트


밀리터리 월드



데프콘ForeverLove


   +최근에 리뉴얼본 일부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단, 연재 게시판은 서로 다른 곳입니다.
   리뉴얼본 연재 사이트( 내용 대폭 증강 )
  


White Death


   윤민혁님의 공식 홈페이지인 '하얀 죽음'의 연재 게시판에 연재 중입니다.


김경진 전쟁소설 홈페이지 warfog.net


   김경진님의 전쟁 소설 홈페이지 연재 게시판에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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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zer Assault! 간판입니다.


  1944년 6월 16일 오후 2: 35 베르네 서북부 전방 600m
  "쾅! 쾅!"
   〔 57 지역이 완전히 돌파되었다. 지원 부대를 투입해 달라! 〕
  요란한 포성이 울리며 제3 SS 기갑연대는 언덕에서 밀려나 후방의 평야 지역에 최후의 방어선을 구축했다. 이미 이러한 사태를 대비하여 기갑공병 2개 소대를 투입하여 전차 엄폐호와 대전차포 진지, 기관총 진지 등을 구축했기 때문에 전차와 대전차포만 배치하면 그만이었다. 한편으로, 보급 중대의 트럭 10여대가 포탄을 가득 싣고 이 지역으로 달려와 전차 엄폐호 부근에 차량을 정지시켰다. 퇴각한 제3연대의 전차들이 도착했기 때문이었다. 제4중대의 판터 G 후기형 11대가 우선 3중으로 전개된 전차 엄폐호 지대 중 제일 첫 번째 지대로 진입하여 39형 철갑 유탄과 APCR《40형 철갑 유탄》탄을 공급받기 시작했다. 84발을 적재할 수 있는 탄약고에서 고폭탄이 빠져 나오고 장전수가 서둘러 보급 중대원들로부터 철갑탄을 넘겨받아 탄약고에 적재하기 시작했다. 한시가 급한 일이었기에 이 일은 대단히 서둘러 이루어졌다. 장전수의 두 팔은 무거운 75mm 철갑탄을 넘겨받느라 멍이 다 들어 있을 지경이었다.  
  "헥헥!"
  "서둘러라! 곧 적 전차들이 이 곳까지 들이닥칠 것이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포진한 중대장차에서 중대장이 직접 큐폴라를 열고 나와 자신의 전차들을 향해 서둘러 보급을 마칠 것을 재촉하자 장전수와 보급 중대원들은 거의 반 울상을 짓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아직 공급받아야 할 철갑탄이 최소 30발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그 덕에 몇몇 중대원들이 투덜거리며 트럭으로 달려가 철갑탄 상자들을 들고 달려와 판터 전차에 올려놓고 다시 트럭으로 돌아가 또 상자를 가져오는 동안 장전수는 상자를 열고 철갑탄을 탄약고에 적재하는 작업이 1분 간격으로 반복되었다.


  그런 동안 각 전차장들은 페리스코프를 통해 주변을 경계하고 있었다. 이 지역은 전차 엄폐호 후위로 약간의 보카주 지대가 있기 때문에 팬저 슈렉과 StG 44 돌격소총으로 무장한 제2 SS 기갑척탄병 연대 제2대대 3중대의 장병들이 매복하여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었다.
  약 30여분의 시간이 걸릴 지라도 그것은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주위에서 포탄이 작렬하고 포신에서 철갑탄이 발사되는 소리가 포탑의 장갑판을 뚫고 생생하게 들려오고 있었다. 잔뜩 긴장한 몇몇 전차장들이 큐폴라를 열고 나가 쌍안경을 든 채 몸을 그 자리에서 곧바로 360°로 회전하면서 주위를 경계하였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 곳으로 도달한 미군 전차들은 없었다. 시간을 벌기 위해 방어선에서 저항하는 동료 전차들의 활약 덕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들이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수많은 동료 전차들을 상실하는 일은 무수한 수의 소련 전차들이 달려 들어오는 동부전선의 대평원에서는 아주 일상적인 일이었지만 이처럼 하늘에서는 거대한 4발 중폭격기와 야보들의 공습이 이어지고, 전차가 1대라도 이동하는 것이 포착되면 바로 기관총소사가 가해지는 이 곳 노르망디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기껏해야 전차들이 10여대 이상 집결하다가 250kg급의 항공 폭탄 세례를 받아 전멸하는 일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렇게 미군이 소련군과 같이 대규모의 전차들로 공격을 해오는 일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다행인 점은 양군의 전차와 기갑차량들이 뒤섞인 덕에 야보와 폭격기들이 함부로 공습을 감행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간간이 5대 정도의 P-51 무스탕《Mustang》 전투기들이 날아 들어오기는 했지만 100대가 넘는 셔먼 전차와 판터, Ⅳ호 전차, 75mm Pak 40 대전차포 진지 등이 뒤섞여 아비규환의 상황을 연출하고 있던 이 지역만큼은 함부로 기관총소사를 가하지 못했고 결국에는 빈손으로 퇴각하는 모습이 몇 차례 목격되기도 했다. 제3 SS 기갑연대는 이러한 상황 덕에 보카주 지대를 통해 약 25대의 전차와 40여대의 sd.kfz 251 하프트랙들을 퇴각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제3 SS 기갑연대에 배속되어 있던 통신 소대의 sd.kfz 251은 가까스로 제252 교도 기갑사단의 통신 중대와 무전을 연결하는데 성공하였다.
   〔 여기는 다스라이히 제3 기갑연대! 응답하라! 응답하라! 〕
   〔 다스라이히?! 여기는 제252 교도 기갑사단! 여기는 제252 교도 기갑사단! 지금 그 곳으로 가고 있는 중이다. 현재 상황은 어떠한가? 〕

  같은 시각. 베르네 동북부 전방 800m
  
  "화르르르르르!"
  "서둘러라! 시간이 없다!!"
  "크르르르르르르!"
  전투는 끝이 났다. 보카주들이 집단으로 쓰러져 전차의 캐터필러에 묵사발이 되어버린 이 전장에 남은 것은 불타오르는 전차와 하프트랙들의 잔해, 그리고 적막감뿐이었다. 그리고 그 적막한 분위기를 깨뜨리듯 10여대 정도의 독일 전차들이 조금 전에 교도 기갑사단의 전차들이 지나간 길을 통해 들어오고 있었다. 그 전차들은 특이하게도 주포가 아닌 4문의 20mm 기관포를 탑재한 오픈형 포탑을 탑재하고 있었다.
  바로 Ⅳ호 대공전차 비르벨빈트《Wirbelwind》였던 것이다. 비르벨빈트는 계속되는 연합군의 공습에 대항하기 위해 Ⅳ호 전차의 차체에 4연장 20mm 기관포를 탑재한 오픈형 포탑을 장착한 대공전차로서 42년 4월부터 크룹사에서 생산이 시작되어 약 2,154대가 실전 배치되었고 그 중 서부전선에는 약 563대가 실전 배치되어 있었다. 그러나 6월 6일 노르망디 상륙작전 이후 동부전선과 베를린 근교에 주둔하고 있던 각 기갑사단들이 서둘러 노르망디로 꾸역꾸역 몰려들기 시작하였고 그 결과 사단 대공 소대들도 이동하기 시작하여 이 비르벨빈트들도 이동해온 것이다. 그러한 비르벨빈트였지만 지금 판터의 차체를 이용하여 개발 중인 신형 대공전차 쾰리안《Qo"llian》이 채용될 경우에는 주력 대공전차 자리에서 밀려나는 것이다.
  그러나 비르벨빈트는 아직까지도 쿠겔블리츠와 더불어 당당한 독일의 주력 대공전차이며 지금도 그 지위는 변함이 없었다. 비르벨빈트의 포탑에 배치된 4명의 전차병들은 그러한 비르벨빈트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었으며 적어도 30mm 기관포 2문을 탑재한 쿠겔블리츠나 쾰리안보다 배나 되는 자신들의 전차에 대한 자부심은 자못 대단하다고 할 수 있었다.
  쌍안경을 든 채 대공 경계를 하고 있던 각 비르벨빈트의 전차장들이 야보가 없음을 확인하고 조종수에게 서두르도록 재촉하자 그러한 명령에 이골이 난 조종수들은 전차를 좀더 빠르게 몰았지만 시속 38km의 속도로는 그 명령을 수행하기가 곤란하였다.
  비르벨빈트들이 꾸준히 굴러가는 동안 포로로 잡혀있던 브라이언 플레밍 병장은 마찬가지로 포로가 된 자신의 분대원들과 함께 파괴된 M4A3E8 셔먼 전차의 잔해 앞에서 독일군 야전 헌병대의 감시를 받고 있었다. 그는 독일 전차대를 본 순간 거의 정신을 잃었고 잠시 후 눈을 떴을 때에는 그는 MP 40을 든 채 '씨익' 웃고 있는 독일군 야전 헌병들에게 둘러 싸여 있었던 것이다.
  무기가 없던 플레밍 병장은 그 자리에서 꼼짝없이 독일군의 포로가 되었고 전투가 종결된 후 바로 이 곳으로 끌려온 것이다. 그가 소속되어 있던 제30 보병사단 3중대는 모조리 전차의 캐터필러에 짓밟혀 버린 것 같았다. 주위의 참호마다 3∼4구의 시체들이 널려 있었고 처참하게 파괴된 M2H 캘리버 12.7mm 중기관총과 M1919 7.62mm 경기관총 역시 캐터필러에 처참하게 짓밟혀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었던 것이다.
  "제기랄……. 완전히 독일 전차들에게 박살이 나 버렸군."
  "뭐라고?!"
  순간, 그의 왼편에 있던 헌병이 플레밍 병장을 쏘아보며 유창한 영어로 말하자 플레밍 병장은 깜짝 놀랐다. 독일군 중에도 미국에 유학을 갖다왔거나 미국에서 생활한 적이 있는 장병들이 있다는 사실을 깜빡 잊은 것이다. 그 헌병은 다시금 영어로 '이따 포로 수용소에 가서 한번 보자. 넌 특별 관리다!'식으로 중얼거렸고 플레밍 병장은 '이젠 죽었구나'하는 심정으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크르르르르르르!"
  "끼기기기긱! 끼기기기기긱!!"
  "응! 뭐…뭐지?!"
  갑작스럽게 요란한 엔진음과 캐터필러 굴러가는 소리가 귓청을 가득 때리더니 한창 길을 걷고 있던 그들의 옆으로 국방군 504 독립 중전차 대대의 타이거 후기형 15대가 지면을 요란하게 울리며 지나가고 있었다. 원래 SS 101 독립 중전차대대 본부가 위치한 끄리옹 북쪽의 작은 시골 마을에 주둔하고 있던 504 대대는 '아브랑슈 방어작전' 발동 이후 서둘러 노르망디로 이동하였고 때마침 베르네를 40km 앞둔 도로상에서 우연치 않게 교도 기갑군과 합류하여 여기까지 온 것이다. 최선두에서 휘하 전차를 지휘하던 중대장이 헌병들의 감시 아래 끌려가는 미군 포로들의 대열을 보면서 재수 옴 붙었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뭘 보고 있나?! 빨리 진격이나 해!!"
  "예! 그렇게 하죠!"
  헌병들이 구경거리 났냐는 듯이 그 중대장을 올려다보면서 소리치자 중대장은 알았다는 듯 호쾌하게 경례를 올리고는 바로 큐폴라를 닫고 전차 내로 들어가 버렸다. 다만 포수만이 계속 해치를 열고 그들을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그런 식으로 15대의 타이거 전차와 연료를 가득 실은 오펠 블리츠 트럭 3대가 모두 지나가자 헌병들은 바로 길옆에 대기하고 있던 트럭으로 그들을 데리고 갔다. 놀랍게도 그 트럭은 영국제 『시보레』였고 플레밍 병장은 트럭에 오르면서 도대체 전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궁금해하고 있었다.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기에 포로가 된 자신이 영국제 트럭에 실려 수용소로 가고 있는지가 의심스러웠던 것이다. 포로들이 모두 트럭에 오르자 운전석 옆에 있던 헌병이 운전수에게 독일어로 뭐라고 떠들었고 운전수는 알아들었다는 듯 전속력으로 트럭을 몰고 나갔다.
  "부아아아앙!"
  
  한편, 제252 교도 기갑연대가 위치한 지역에서도 상황은 거의 비슷했다. 이 지역에서 제252 교도 기갑연대는 약 26대의 미군 전차와 7대의 하프트랙을 파괴하고 57mm 대전차포 17문을 노획하였다. 포로가 된 미군은 약 68명이었다.
  포로들을 감시하고 있던 기갑척탄병들은 StG 44와 G-43 반자동소총을 움켜쥔 채 계속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이 곳에서는 헌병대가 없었고 덕분에 일부 기갑척탄병들은 포로들과 자연스럽게 얘기를 나눌 수 있었고 몇몇 병장들은 아예 총을 어깨에 비스듬히 세운 채 포로들이 가지고 있던 사진을 보며 대화를 주고받고 있었다.
  "이게 누군가?"
  "헤헤, 제 어릴 적 친구입니다."
  "그런가? 참, 귀엽게 생겼군."
  "감사합니다."

  또한 어설프게나마 영어를 구사할 줄 아는 일부 장병들은 포로로 잡은 미군 전차병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노획한 M3A2 하프트랙에서 꺼내온 콜라를 가득 따라 마시며 그들은 마치 어린애들처럼 즐겁게 얘기를 나누었고 아마도 그들은 이 치열한 전선의 독일군 중에서도 가장 행운아들이었다.

  "…난, 미국이 좋긴 해요. 지금은 이렇게 전쟁을 치르고 있는 관계이기는 하지만 언젠가는 한번 가보고 싶어요. 뉴욕과 브로드웨이의 거리를 한번 걸어보고 싶기도 하고."
  "음, 나도 개인적으로는 독일을 좋아하기는 해요. 특히 포츠담 광장의 건물들이나 브란덴부르크문은 사진으로 봤는데 참 인상적이었어요."
  "브란덴부르크문?! 그 문도 괜찮기는 하지만 라인강을 따라 축조된 중세의 고성들도 한번 가 볼만한 곳이죠. 언젠가 전쟁이 끝나면 친구들 데리고 놀러 오시오. 내가 몇 군데는 가보아서 알고 있는 성들이 있으니…."
  "그렇게 하죠."
  "하하하하하!"
  지난 10여일 동안 이 지역에서는 단 한번도 포성과 총성이 멈춘 적이 없었다. 매일 같이 야보와 폭격기들의 폭격이 끊이질 않았고 전차들의 엔진음과 캐터필러 굴러가는 소리는 귀가 따갑도록 들렸던 곳이 이 곳 노르망디였다. 그러한 노르망디의 사정상 이러한 장면은 정말 오래간만의 평화로운 모습이었다. 일부 기갑척탄병들은 파괴된 셔먼 전차의 차체에 올라가 노르망디 농촌의 전원을 감상하며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그러한 경치를 감상하며 미군 포로들과 기갑척탄병들은 잠시나마 전쟁의 공포를 잊은 채 오래간만의 적이 아닌 하나의 인류로서 저물어 가는 해를 바라보고 있었다.

   1944년 6월 16일 오후 2: 50 베르네 서북부 전방 700m

  
  "쾅! 땡강!"
  "헉!"
  요란한 파열음이 울림과 동시에 프레데릭 대위의 이마에 맺혀 있던 굵은 땀방울 하나가 떨어져 내렸다. 적 전차의 철갑탄이 포방패에 정통으로 명중했기 때문이었다. 프레데릭의 전차는 이번이 벌써 15발 째 명중탄이었다.
  "헉! 헉!"
  페리스코프를 바로보는 프레데릭의 눈은 이미 살아있는 사람의 눈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전투가 끝나면 시력 검진을 받아보아야 할 것 같았다. 문제는 포수였다. 고달픈 전투에 슈타트는 이미 지칠 대로 지쳐있었다.
  열악한 전력에도 불구하고 제2 SS 기갑연대는 지금까지 치열한 방어전을 훌륭히 수행하였다. 엉망이 될 대로 엉망이 된 24 지역과 그 주변에 구축된 그들의 진지 전면에는 약 350대에 달하는 미군 전차와 하프트랙들의 잔해, 그리고 300여명쯤 되어 보이는 보병들의 시체가 나뒹굴고 있었다.
  24지역은 미군에게 함락된 지 2시간이 지났고 그 주위의 참호와 전차 엄폐호 지대를 넘어오던 미군 전차들이 퇴각하면서 설치한 대전차 지뢰를 밟고 주저앉아 버렸다. 또한 제2 SS 기갑척탄병 연대 제1대대 2중대 병력이 전차 주위의 참호에 포진한 채 MG 42 기관총과 StG 44 돌격소총, G-43 반자동소총을 사격하며 전차를 엄호하는 미군 보병들과 치열한 총격전을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전세는 불리할 대로 불리해져 있었다. 거의 100대가 넘는 전차와 40여대의 하프트랙들이 언덕을 내려오고 있었고, 이미 그 주위에는 공격을 받아 파괴된 30여대 이상의 미군 전차 잔해가 널려 있었다. 프레데릭 대위는 더 이상 버티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제 자신의 전차가 가진 장갑 방어력의 우위도 아무 소용이 없을 정도로 전선의 폭이 좁아진 것이었다. 그는 눈물을 머금으며 제2 SS 기갑연대를 퇴각시키기로 결심했다.
  그는 FuG 5 무전기를 집어들고 마지막 명령을 내렸다.
   〔 전 전차들에게 알린다! 지금 즉시 대열을 갖추어 퇴각 준비를 한다! 즉시 전 전선을 포기한다!! 반복한다! 즉시 전선을 이탈하라! 단, 지금 공격해 오는 적 전차들은 제압한 후 철수한다. 선두의 전차들은 후위의 전차들이 안전하게 퇴각할 수 있도록 엄호한다!! 서둘러라! 〕
  그렇게 명령을 내린 프레데릭은 바크만 대위에게 후진하도록 지시했다. 바크만은 한동안 멍하니 프레데릭을 올려다보았으나 현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전차를 후진시키기로 마음먹었다. 프레데릭의 무전이 떨어진지 약 6초 정도가 지나자 요란한 엔진음이 연이어 울리며 최선두에서 방어전을 수행하던 9대의 쾨니히스 타이거 전차가 후진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분명한 패주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각 전차장들은 후진하면서도 계속 88mm 주포를 사격하고 있었다. 이들은 퇴각과 동시에 후위의 전차들이 퇴각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버는 임무를 맡은 것이었다.
  프레데릭 역시 그러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프레데릭과 슈타트는 호흡을 맞추어 가면서 계속 포탑을 이리저리 회전하며 철갑탄을 날려 기세 좋게 몰려오는 셔먼 전차들을 한 대 한 대 불덩이로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몰려오는 전차들이 너무나도 많았고 거의 속수무책으로 그들의 반격탄을 얻어맞을 수밖에 없었다.
  "크르르르르르!"
  "쾅! 땡강!"
  프레데릭은 포탑의 측면 장갑판을 뚫고 들어오는 파열음에 적지 않게 놀랐다. 옆에 있던 제3 중대장 귄터 하인츠《Gu"nter Heintz》중위의 쾨니히스 타이거 전차도 철갑탄에 피격된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의 전차는 다른 전차들과는 달리 비교적 안전하게 적 전차들을 사냥하고 있었던 전차였다. 하지만 이러한 피격에도 불구하고 하인츠 중위의 전차는 야무지게 분전하고 있었다. 하지만 날아오는 반격탄의 수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었고 다시금 요란한 파열음이 울리며 포방패 부분에 3발의 철갑탄이 작렬하고 있었다.
   〔 염병할 자식들! 벌써 10발 이상 명중되었습니다! 〕
  FuG 5 무전기를 통해 피격을 보고하는 하인츠 중위의 거친 목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그러한 보고를 듣는 프레데릭은 이제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그가 인솔한 9대의 쾨니히스 타이거 전차들은 지금까지 치열하게 교전을 벌였다. 엉망이 될 대로 된 전선에 땜방 전력으로 투입된 그들은 간간이 야보들의 공습도 받고, 근접한 미군 기계화보병들의 바주카포 사격에도 여러 발 피격되면서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거의 70대가 넘는 미군 전차와 하프트랙을 사냥한 것은 바로 그들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더 이상 자신들만으로는 저들의 전차들을 저지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40형 철갑 유탄 14발! 41형 철갑 유탄 20발입니다!"

  그 와중에 장전수가 남은 철갑탄이 34발이라고 보고하자 프레데릭의 양어깨는 축 늘어져 버렸다. 그 동안 이미 4번이나 보급을 받았음에도 남은 철갑탄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그만큼 많은 수의 전차들이 몰려온 것이다.
  거의 망연자실한 표정의 프레데릭이 다시 페리스코프를 통해 전방을 살펴보니 기계화보병들의 엄호를 받는 40여대의 셔먼 전차들이 자신들이 방금 철수한 전차 엄폐호까지 육박해 들어오고 있었다. 하지만 이건 워낙 많이 봐서 그렇게 놀라운 것도 아니었다. 이제 그는 조금 전까지 지키고 있던 전차 엄폐호 지대로 시선을 옮겼다. 하지만 그것을 살펴본 프레데릭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후퇴하면서 기갑공병중대에게 지시하여 구축하도록 한 2차 방어진지는 엉망이 되어 있었다. 9시 방향으로 3중으로 설치했던 철조망과 대전차 지뢰망은 이미 파괴된 미군 전차들의 잔해들이 가득 덮고 있었다. 수비를 담당한 1중대의 판터 전차 6대가 철갑탄 재보급을 위해 잠시 자리를 뜬 틈을 타서 그쪽으로 미군이 몰려들어온 것이었다.
  그로부터 3시간에 가깝도록 혈전을 치룬 끝에 꽤 많은 수의 전차와 하프트랙을 파괴한 것 같았지만 아무리 봐도 적은 끊임없이 밀려 내려오고 있었다.
프레데릭은 이제 더 이상 버텨 낼 재간이 없다는 사실에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이제 후위의 전차들이 퇴각할 시간을 벌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이대로 퇴각하기에는 주위의 미군 전차들이 너무 많았다.
지원군이 서둘러 와 주어야 하는데도 지원군이 도착했다는 무전 연락은 오지도 않았다. 제3 SS 기갑연대는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해 졌다. 하지만 상황은 그들의 사정을 염려할 정도의 여유도 주질 않았다.
  "이제 우린 끝장이다!"
  프레데릭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전방으로 몰려오는 미군 기갑부대의 대열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불과 30분전까지 1대대 1중대 소속 판터 G 후기형 14대가 지키고 있었던 12시 방향의 전차 엄폐호 부근으로 50대가 넘는 M4A3E8 셔먼 전차와 1개 대대는 되어 보이는 규모의 기계화보병들이 함성을 지르며 육박해 들어오고 있었던 것이다. 12시 방향이라면 바로 자신들의 정면이나 마찬가지였고 그 곳은 퇴로와 직결되는 지점이었기 때문에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포탄에 스치고 엉망이 된 9대의 쾨니히스 타이거 전차로 저들을 저지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정말… 지독한 놈들이군. 그만큼 당했으면 이제 물러날 때도 되었는데…."
  조준기를 통해 전차들을 바라보고 있던 슈타트가 거의 반 체념 상태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정예라 자부하는 무장 친위대 전차병이 보여서는 안될 태도였지만 프레데릭은 그것을 굳이 탓할 생각이 없었다. 지금의 상황은 체념 정도가 아니라 아예 전차를 포기하고 달아날 정도였기 때문이었다.

    
  "크르르르르!"
  "쾅! 쾅!"
  갑자기 프레데릭의 전차 후방으로 판터 G 후기형 2대가 달려 들어와 미군 전차들을 향해 포격을 가하였다.
   〔 대위님! 저희도 대위님을 돕겠습니다! 〕
  FuG 5 무전기를 통해 그 판터의 전차장으로 보이는 전차병의 힘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프레데릭은 퇴각 명령을 내렸음에도 퇴각하지 않고 도리어 적 전차들을 향해 사격을 가하는 이 전차장에 대해 적잖이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는 서둘러 무전기를 고쳐 잡고 거의 고함을 치듯이 윽박질렀다.
   〔 지금 뭐하는 건가?! 내가 시간을 끄는 동안 신속하게 퇴각하라고 하질 않았나?! 〕
그러나 그 전차장은 프레데릭의 명령에 도리어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답변을 해왔고 그 답변에 프레데릭은 무전기를 꽂고 묵묵히 전투에 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 대위님! 예전에 프로호로프카에서 소련놈들 전차들과 격전을 벌일 때에는 이보다 더 심한 상황이 아니었습니까?! 비록 퇴각하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전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우리가 이렇게 간단하게 진지를 내주고 퇴각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닙니까? 제가 비록 그 격전에 참가하지는 못했지만 다스라이히 사단의 제1중대의 판터 전차의 전차장을 하는 몸인 만큼…, 싸울 때까지는 싸워 볼 생각입니다. 지금 상황이 별로 좋지는 않은 것 같지만 그래도 이렇게 쉽게 물러서는 것 역시 저 양키 친구들에게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전투 상황인 관계로 이만 무전을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행운을 빌겠습니다. 대위님! 하일! 히틀러!! 〕
  
  이리하여 9대의 쾨니히스 타이거와 2대의 판터 G 후기형 합계 총 11대의 전차가 1개 대대 규모의 전차를 앞세운 미군을 상대로 치열한 격전을 벌였고 그 장면은 마침 근처에서 취재를 하고 있던 독일 선전 잡지 『시그널 : SIGNAL』의 기자들에 의해 훗날 대서특필이 되어졌고 후세인들의 입에 크게 회자되어 졌다.
  
  1944년 6월 16일 3: 50 베르네 서북부 전방 4km 미 제12집단군 임시 사령부

  "독일군의 방어선이 워낙 완강해서 돌파가 어렵다고 합니다."
  "그러한가? 이거 일이 조금 복잡하게 되었는데…."


  부관의 전황 보고를 들은 브래들리《Bradley》는 참으로 낙심이 컸다. 상부의 명령대로 베르네에 주둔한 제2 무장 친위대 기갑사단을 공격하였고 기존의 공격을 담당하고 있던 3개 기갑사단이 막심한 피해를 입으며 그들의 방어선을 돌파하는데 성공한 후에야 이 곳까지 도착해서 이제 제30 보병사단까지 투입한 상황에 아직까지도 적의 방어선을 완전히 돌파하지를 못한 것이다. 막사로 들어오기 전에도 다시금 1개 전차대대와 1개 보병대대가 추가 투입되는 것을 육안으로 확인하고 온 브래들리로서는 이번 공격이 분명 무엇인가 잘못되었음을 절실하게 깨닫고 있었다.
  비록 자신의 휘하이긴 하지만, 제3군을 지휘하고 있는 패튼이라면 아마도 폭격기들을 동원하여 모조리 쓸어버린 후 진격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을 것이다. 하지만 폭격기들은 아브랑슈를 공격하기 위해 남부로 집결하고 있었고 간간이 전투기와 공격기들이 날아 들어와 기관총소사를 가하기는 했지만 적은 교묘하게 대공전차들을 보카주 지대 사이사이에 매복시켜 놓고 전투기들이 오는 대로 격렬하게 사격을 가해 도리어 애꿎은 전투기와 정예 파일럿들만 상실하고 있는 형편이었다. 이렇게 되니 그는 답답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빌어먹을…… 1개 집단군 병력을 동원하고도 이 모양이라니."
  그가 들은 바로는 2개 전차대대와 4개 보병대대가 오후 1시부터 서북쪽 방면의 독일 무장 친위대의 1개 기갑연대가 방어하는 지점으로 투입되었으며 그 쪽은 이미 방어선을 돌파하고 독일 전차들을 몰아붙이고 있다는 보고를 조금 전에 받았다. 그런데 자신은 더욱 많은 전차들을 투입하고서도 이 상태로 있다는 사실에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따져보려고 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것은 소용없는 짓이었다. 애초에 강력한 성능의 중전차들이 포진한 진지의 정면으로 전차들을 돌진시킨 상부의 지시가 문제였고 이 공격은 시작 단계부터 꼬이고 있었던 것이다. 하는 수 없이 그는 막사 밖으로 나갔다. 지금은 그저 적의 방어선을 돌파하여 적 전차들을 몰아 부치고 있는 부하들의 행운을 빌어주는 것 이외에 그가 해야 할 일은 거의 없었다.
  "쾅! 콰릉!"
  "타타타타! 쾅! 쾅! 쾅!!"
  언덕 저편에서 요란한 포성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전차들이 보병을 대동한 채 언덕을 기어올라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은 유일하게 피해를 입지 않은 채 투입되는 대대였다.
  "벌써 8번째입니다. 독일 전차들도 대대규모로 모이면 무섭긴 무서운 모양입니다."
  부관이 그렇게 말하며 오른팔을 들어 언덕 상부를 가리켰다. 엉망이 된 채 흩어져 있는 철조망 지대에 60대가 넘는 셔먼 전차의 잔해들이 널려 있었다. 브래들리는 그것을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부관이 언덕 아래쪽을 가리키자 브래들리는 아예 입을 쩍 벌려 버리지 않을 수 없었다.
  거의 400대가 넘는 전차와 하프트랙의 잔해들이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불타오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미 고철이 다 되어버린 M4A3 셔먼 전차 7대의 끔찍한 형체를 바라보는 브래들리의 안색은 완전히 창백해져 있었다. 도대체 공격이 어떻게 진행되었기에 저렇게 엄청난 피해를 입었단 말인가?! 브래들리는 공격을 주도한 각 기갑사단장들을 한번 만나봐야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그렇게 아군의 피해를 보고하던 부관이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다시 언덕 상부를 가리켰다.
  "하지만 우리들도 적지 않은 전과를 거두었습니다. 독일놈들이 자랑하는 타이거도 근거리 접전에서는 이빨 빠진 호랑이였습니다."
  그러면서 부관은 다시금 언덕 상부를 가리키고 있었다. 브래들리는 얼른 고개를 돌려 그 곳을 바라보았다. 그곳은 정말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방어선 요소 요소마다 8대 정도의 Ⅳ호 전차와 Ⅵ호  타이거 전차들이 검은 연기를 내뿜은 채 멈춰있었던 것이다.
  브래들리는 약간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북아프리카 전선에서 당시 패튼의 부관으로 복무할 당시 제2군을 철저하게 엿먹였던 이 전차들이 이렇게 비교적 다수로 파괴되어 있는 장면은 정말 보기 힘든 장면이었던 것이다.
  "정말 감회가 새롭군. 이런 것도 보고… 정말 세상 오래 살고 볼일이야."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브래들리는 이러한 상황에 폭격기들만 지원된다면 독일군의 방어선을 돌파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가 기대하고 있던 공군은 끝내 오지 않았다. 대부분의 B-17·아브로 랭카스터 4발 중폭격기들이 아브랑슈 공습에 나섰다가 루프트 바페의 제트 전투기 편대와 대공포 사격에 남김없이 격추 당한 것이다.


  한편으로 브래들리는 자연스럽게 몽고메리에 대한 불만이 떠올랐다. 아프리카 전선에서부터 미군과 영국군의 경쟁 관계는 이젠 수없이 많은 관련 서적들의 출판을 가져올 정도로 그 일화들이 많았다. 엘 퀘타르 기갑전에서 비록 막대한 피해를 입기는 했지만 롬멜의 전차들을 저지하는데 성공했을 때에도 몽고메리는 영국공군이 독일군의 보급선을 꾸준히 공습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방어에 나선 미 제1 기갑사단의 전차들은 전멸을 면치 못했을 것이라면서 이 전투는 순전히 영국공군과 자신의 전차들이 이룩해낸 쾌거라고 으스대기도 하였다.
또한 뒤이은 시칠리아 겔라만 사건은 더욱 더 가관이었다. 공군의 지원을 받으며 강행한 겔라만 상륙작전 당시 방어에 나선 헤르만 괴링 기갑사단의 전차들에게 상륙군이 짓밟혀 버릴 위기를 모면하고 교두보를 확보할 때까지 어디 숨어 있었는지 모습도 드러내지 않고 있다가 당당하게 해안에 상륙하여 자신들의 공군과 함포의 지원 사격이 없었더라면 아마도 상륙군은 독일 전차의 캐터필러에 묵사발이 되어 버렸을 것이라며 뒤따라 상륙한 스코틀랜드 군악대에게 요란하게 행진곡을 연주하게 할 정도였다.
  브래들리는 몽고메리의 행태를 지켜보면서 속으로 울분을 몇 차례씩 씹기도 했다.

소련군의 장비였던 JSU-152mm 야포는 독일군도 대량으로 운용하여 연합군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


M7 프리스트 105mm 자주곡사포는 변변한 이동 포병 전력이 없던 미군에게는 회심의 병기였지만 독일은 이미 다양한 종류의 자주포를 동원하여 이들에게 맞섰다.


  "어디 두고보자. 여기에서 독일 전차들을 남김없이 전멸시켜 그 영감의 콧대를 납작하게 만들어 주겠다."
  브래들리는 그렇게 다짐하면서 부관을 불러 윌리스 지프 1대를 몰고 오도록 했다. 아무래도 자신이 직접 전선을 시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물로 부관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라며 극구 만류하는 상황이었지만 1개 집단군 사령관으로서 직접 전선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는 확인해 보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부아아아아앙!"
  마침내 예비 전차대대의 사이를 뚫고 달려온 윌리스 지프 1대가 브래들리의 앞에 멈춰 섰다. 브래들리는 그 지프를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지프에 올라타며 운전병에게 전선으로 향할 것을 명령했다.
  "예?! 최전선으로요?!!"
  "그렇다네. 아직까지도 방어선을 돌파해 내지 못했다는 게 미심쩍네. 아무리 판터와 타이거를 집중적으로 보유한 정예 무장 친위대 기갑사단이라지만 이처럼 대규모로 전차들을 투입했는데도 방어선을 돌파해내지 못했다는 것은 조금 미심쩍은 일이야. 어서 달리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부아아아앙!"
  요란한 엔진음이 울리며 윌리스 지프가 경쾌한 기동력으로 언덕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달리는 길 중간 중간에 파괴된 셔먼 전차들의 잔해와 보병들의 시체가 가득 널려 있었고 언덕을 오르는 와중에도 오마하 해변에서 셔먼 전차들의 기동을 방해했던 포로로 잡은 독일 수비대원이 「벨기에의 문」이라고 부른 대형 철제 장애물이 일정 간격을 두고 계획적이고도 치밀하게 배치되어 있었다.
  "단단히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었군. 이러니 우리 전차들의 피해가 클 수밖에…."
  하지만 그것은 단지 시작에 불과했다. 대전차 지뢰 지대를 지날 때에는 대전차 지뢰를 밟고 주저앉아 버린 육중한 M26 퍼싱 중전차와 신형 M24 채피 경전차들의 잔해가 떼로 널려 있는 참상을 목격해야만 했다. 또한 엉망이 되어 버린 언덕 중간 부분의 대전차포와 구축전차들이 매복했을 것으로 보이는 엄폐호 지대를 보면서 그는 더더욱 혀를 끌끌 찼다. 저렇게 교묘하게 구축된 참호 지대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저런 곳에 전고가 낮아 발견이 쉽지 않은 헤처 구축전차들을 몇 대라도 매복시켜 두었다면 아마도 멋모르고 접근했던 전차대에게 치명타를 입힐 수도 있는 장소였기 때문이다.
  또한 그 부분은 부관의 설명에 따르면 불과 1시간 전까지 M36 잭슨 대전차 자주포와 M7 프리스트 105mm 자주곡사포들이 집중 포격을 했던 곳이었다. 물론 포격을 가한 자주포와 곡사포들은 반격에 나선 독일 전차들의 정확한 조준 사격과 조금 전에 날아 들어온 의문의 대규모 곡사포격에 남김 없이 전멸하고 말았다. 그들의 매복을 일찍 눈치채지 못한 것이 실수였지만 독일군이 후방에 대규모 포병들을 배치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물론 1개 기갑사단에 1개 포병연대가 있기는 했지만 이 정도 규모의 포격을 날리지는 못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포병의 지원도 없이 힘겹게 전투를 수행했던 전차들이 더 많은 피해를 입은 것이었다. 어쨌든 지금은 어느 정도 수적으로 우세한 아군이 전세를 역전시키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의 지프가 언덕 위에 완전히 올라왔을 때 브래들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 곳을 바라보며 감격에 차 있었다.
  언덕 위에는 대략 6대의 Ⅳ호 전차가 검은 연기를 내뿜은 채 도로 양쪽에 멈춰있었고 적 전차들은 완전히 언덕을 내려간 것 같았다. 또한 최후까지 참호에 매복하여 팬저 파우스트와 자국제 M1 바주카포를 카피한 팬저 슈렉으로 최후까지 저항하던 적 기갑척탄병들은 전차들을 피해 언덕 상부의 방어선을 포기하고 퇴각하고 있었고 그 틈에 전차의 뒤를 따라 들어온 보병들이 M1 개런드를 사격하며 진지를 점령하고 있었다. 그 광경을 바라보면서 브래들리는 그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아프리카에서 최초로 독일군과 격돌했을 때의 그 얼치기 미군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이제는 유럽 정예라는 저들과 동등·아니 오히려 더 우세한 미군만이 존재하는 것이었다. 브래들리는 그러한 부하들을 보면서 자신도 직접 총을 들고 저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겼다.
  "콰릉!"
  포탄들이 작렬하며 M4A3E8 셔먼 전차 4대가 브래들리의 지프를 스치듯이 지나갔다. 그리고 그 전차들의 뒤를 따라 보병들이 M1 개런드 소총을 움켜쥔 채 함성을 지르며 돌격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그 뒤를 M24 채피 경전차들의 엄호를 받는 M3A2 하프트랙들이 따랐다. 브래들리는 최선두의 하프트랙에서 자신을 향해 경례를 붙이는 M2H 캘리버 12.7mm 중기관총 사수를 자랑스러운 얼굴로 바라보았다.
  "그래, 바로 그거야. 그것이 진정한 우리 미군의 모습이다!"
  브래들리는 그렇게 말하면서 운전병에게 그 전차들의 뒤를 따르도록 지시했다. 브래들리와 마찬가지로 한창 그 전차들의 진격 장면을 정신없이 바라보고 있던 운전병은 지프를 그대로 셔먼 전차의 뒤로 전진시켰다.
  브래들리는 이 순간을 평생 잊을 수 없으리라는 확신을 가졌다. 이건 도저히 잊을 수 없는 그의 인생에 있어 최대의 순간이었던 것이다.
  "쾅! 콰쾅!"
  기갑척탄병들이 퇴각한 텅 빈 참호로 M4A3E8 셔먼의 76mm 고폭탄이 작렬하는 것과 동시에 그토록 아군 전차대의 발목을 묶어 놓았던 독일군 방어선의 좌익과 좌우익, 총 600m 구간의 참호지대가 무인지대가 되었다. 그 무인지대를 향해 돌격을 감행한 2개 대대 이상의 보병들이 점령한 참호 지대에 성조기를 꽂고 함성을 지르고 있었다. 승리를 목전에 둔 것이었다.
  브래들리는 윌리스 지프에서 그 광경을 바라보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은 청명한 날씨로써 그들의 승리를 축복해 주고 있는 것과도 같았다.
  '승리는 우리 것이다. 이제 제12집단군의 명예를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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