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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욱(2003-07-20 23:26:22, Hit : 3376, Vote : 2
 한일전쟁 7부. 부제:다가오는 폭풍

이 소설은 윤민혁님 홈페이지 (www.whitedeath.pe.kr),
워포그넷(warfog.net/prepace/main.htm),
전쟁소설 비평&창작의 란(cafe.daum.net/militarynovel),
데프콘foreverLove(cafe.daum.net/defcon)
에도 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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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쟁 7부. 부제: 다가오는 폭풍.

6월 13일. PM 1:00. 황해북도 중화군 중화시.

제 9기갑대대 지휘관인 민흥식 중령은 오늘 갑자기 여단본부에 호출을 받았다. 그리고 그 이유는 바로 일주일 후에 있을 대규모 훈련을 위해서였다.
“일주일 뒤면 훈련입니까?”
“그렇지.”
1 기갑여단장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12 기갑대대와 8 기보대대 지휘관에게도 연락을 했네. 일주일 뒤에 있을 훈련에 대비해서 준비해 두라고 말이야.
자네도 어서 대대본부로 가서 준비를 해 두도록 하게.“
그 말에 민흥식 중령은 잠시 생각하더니 곧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충성!”
“충성.”
여단장은 가볍게 경례를 받고는 곧 자신의 일에 몰두했다. 그리고 민흥식 중령은 여단본부를 나온 뒤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는 자신의 대대본부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도로에는 차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비록, 통일이 된 뒤 북한 지역의 생활수준이 크게 나아졌지만 그것은 기껏해야 기본적인 의식주 정도였고 자가용이나 TV같은 것은 기호품이었다.
그래서 구 북한 주민들 중에서 이런 것을 가질수 있는 특권을 가진 사람들은 부자들이거나 아니면 남쪽에 친척이나 아는 사람들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덕택에 그는 마음껏 속도를 내며 달릴 수 있었다. 그리고 민흥식 중령은 타고난 속도광이었다.
차는 빠르게 달려 어느새 대대본부에 도착했다.

“부르셨습니까?”
회의실 안에는 대대에 소속된 각 중대장들과 보좌관을 맡고 있는 장교들이 모두 모여들었다.
“그렇소. 어서 자리에 앉으시오.”
민흥식 중령은 모인 사람들을 자리에 앉게 한 뒤 입을 열었다.
“방금전 여단본부에서 돌아오는 길이오. 모두들 알고 있겠지만 일주일 뒤면 30 기보사단과 대규모 훈련이 있을 예정이오.
그래서 이제부터 훈련에 대비해서 모든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합니다.“
“흠, 이제부터 빠닥빠닥 움직여야 겠군요.”
중대장 중 유일하게 북한 출신인 20 중대장 박무열 중위가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 말에 이
9기갑대대에서 보좌관을 맡고 있는 박호근 소령이 말했다.
“아마도 그렇겠지요. 훈련지까지 대대가 보유하고 있는 전차하며 지원차량에다 장갑차까지 수송하려면 꽤나 골치아파지겠습니다.”
그리고 그 말에 모두들 웃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보면서 민흥식 중령이 한마디 덧붙였다.
“어쨏든 오랜만에 있는 대규모 훈련이오. 다른 부대에 부끄럽지 않게 한번 멋지게 해 보십시다.”

PM 7:00. 묘향산. 비로봉. 1 공정여단 소속 17대대 1중대 소속 8소대.

어둑어둑한 밤이었다.
이미 산에는 짙은 어둠이 커텐처럼 낮게 드리워졌다. 그리고 그런 산에는 오직 정적만이 감돌았다.
그리고 그런 산 위에 일단의 무장을 한 사람들이 소리소문 없이 조용히 산기슭을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 저벅 저벅. -
그들은 발소리마저 죽이며 조용히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그들은 몸에 온갖 장비를 덕지덕지 붙이며 다니고 있었다.
우선 가상현실 디스플레이, GPS 수신기, 360도 관측 비디오 카메라, 야간투시장비, 헤드폰에다가 음성인식 마이크를 찬 통합헬멧과 일명 “입는 컴퓨터” 라고 불린 소형 컴퓨터가 옷에 붙어 있었다.
이 컴퓨터는 특별히 야전에서 쓸 수 있도록 개량해 내구성이 튼튼했다. 그리고 통합헬멧에 탑재된 장치들을 통해 성능을 십분 발휘할 수 있었다.
또 이들은 K-OICW라는 한국군이 근래 들어 새로이 배치한 소총을 운형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총은 미국의 OICW를 본따 만든 것으로 5.56mm 소총과 20mm 유탄발사기, 또 동시에 관측용 카메라까지 탑재되어 있었다.
동시에 이건 한국군이 근래 들어 실험을 마치고 실전 배치하기 시작한 “한국형 랜드워리어” 였다.
이 장비들은 아직까지는 특수부대, 그중에서도 특전사의 최정예라 불리우는 1 공정여단에만 배치되어 있는 장비들이다.

“목적지에 도착했다.”
선두에서 소대장인 김성한 소위가 조용히 전진을 멈출 것을 명령했다. 그리고 그러자 대원들은 모두 자리에서 멈춰선 채 서로 등을 맞대고 주위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민영준 하사도 다른 대원들 틈에 섞여서 총을 들고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주위가 붉게 보였다. 역시 헬멧에 장착된 가상현실 디스플레이로 본 화면은 눈으로 보는 것보다 다르게 느껴졌다.
이 디스플레이 화면에는 360도 카메라에 잡히는 화면과 주위 대원들에 시야에 잡히는 화면까지 모두 보여주었다. 게다가 이 화면에는 각종 잡다한 자료와 기호들까지 섞여 있어 처음 보면 눈이 상당히 혼란스러웠다.
나도 처음에는 이것에 익숙치 않았다. 뭐, 지금이야 상당히 많이 나아졌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 때 내 옆에서 고참인 김민영 중사가 헤드폰으로 말을 걸어 왔다.
“긴장돼냐?”
“예.”
솔직히 나는 떨렸다. 이제 훈련이 처음이 아닌데도 말이다.
“너무 걱정하지 마라. 너는 네 몫만 다하면 돼. 그럼 나머지 대원들이 알아서 해 줄 거다. 괜히 무리하지만 않으면 돼.”
“알겠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김민영 중사의 말을 들으니 어느정도 마음이 진정되었다. 그리고 그 때, 소대 전체에 통해 있는 헤드폰을 통해 소대장의 말이 들려왔다.
“나 소대장이다. 대원들은 잘 들어라, 이제부터 목적지를 향해 무인 항공기를 날릴 예정이다. 화면을 디스플레이에 띄울테니 모두들 잘 보도록.”
“알겠습니다.”
모두들 소대장의 말에 조용히 대답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선임하사가 가방에서 무엇인가를 꺼내 조립하기 시작했다.
바로 무인항공기(MAV)였다. 그는 무인항공기를 다 조립한 뒤 조종간을 꺼냈다. 그리고는 바로 항공기를 날려 보냈다.
동시에, 항공기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곧 우리들의 디스플레이도 저 무인 항공기의 카메라와자동으로 연결되어 곧장 새로운 화면이 보이기 시작했다.
디스플레이에는 위에서 내려다보는 산의 모습이 다 보였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참 신기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움직이지 않고도 모든 게 다 보이니 말이다.
그리고 화면은 어느새 산 정상인 비로봉을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곳에는 우리들의 작전 구역인 모형 레이더 기지가 있었다.
디스플레이의 화면이 어느새 확대되었다. 내 눈에는 어느새 기지와 주변을 경비하는 경비병 들의 모습이 자세히 나타났다.
한동안 디스플레이에는 기지의 모습이 세세하게 나타났다. 그리고 이 모습을 보면서 나는 곧 명령이 떨어질 것을 직감했다.
과연, 곧 다시 소대장의 명령이 내려졌다.
“모두 화면을 다 숙지했나?”
“예!”
“좋아. 이동한다.”
소대장은 다시 이동 명령을 내렸다. 대원들은 어둠을 방패막이 삼아 다시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번 훈련에 선봉에는 조춘길 중사와 김경민 하사가 앞장을 섰다.
우선 그들은 일단 기지 주변에 처진 철조망을 조용히 뚫고 들어갔다. 그리고 그 모습들을 우리는 침을 삼키며 바라보았다.
물론, 디스플레이를 통해서지만!
그리고 그들은 조용히 접근한 뒤 뒤에서 우선 경비병 둘을 기절시켰다. 그리고는 우리에게 재빨리 신호를 보냈다.
나도 뒤따랐다. 그리고 우리들은 조용히 물처럼 기지 안으로 스며들어 경비병들을 제압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훈련도 다행히 성공이었다. 그리고 그 뒤, 폭파 전문인 이정천 하사가 재빨리 폭팔물 키트를 꺼내 모의 레이더 기지에다 폭팔물을 설치했다.
“좋아, 철수한다!”
소대장이 철수할 것을 명령했다.
우리들은 올 때와 같이 재빨리 기지를 벗어났다. 그리고 우리가 기지를 벗어나자 곧 폭팔이 들려왔다.
이정천 하사가 설치한 폭팔물이 제대로 작동한 것이다.
“죽이네~.”
저격수인 김도한 상사가 그 모습을 보며 중얼거렸다.
일단 첫 단추는 무사히 끼워진 것 같았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그 끔직한 천리행군이 이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덕분에 이제부터는 자신의 발이 걱정되었다.
민영준 하사는 이제부터 고생길이라며 남 몰래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6월 14일. PM 1:00. 서울.

“여러분도 알고 있겠지만 최근 들어서 중앙 정부와 심양 군구간의 정치적 알력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자, 여기를 보십시오.”
이번 회의에서 브리핑을 담당하고 있는 안병덕 차장은 자신의 옆에 단말기를 조작했다.
그리고 그러자 안병덕 요원 뒤에 배치되어 있는 대형 멀티비전에서 군복을 입은 장교들과 그들에 대한 설명이 화면에 나타났다.
동시에 이 모습을 회의실 내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관심 있게 바라보았다.
이들은 국정원, 군 정보기구 및 민간인 학자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들은 최근 들어 벌어지고 있는 중국 내 중앙정부와 군벌의 대립에 관해 매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사실, 중국의 군벌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중국에서 군벌의 역사는 그 뿌리가 매우 깊었다.
1853년 예조판서였던 증국번이 기존의 팔기군과 녹영의 부족함을 보완하기 위해 모병제를 실시하여 사실상 사병이라 할 수 있는 군대를 모집하였다.
이는 기존의 무너져가던 청의 군제를 보완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으나 이를 계기로 해서 지방 장관의 권력이 강해졌으며 이는 훗날 군벌의 시발점이 되었다.
그리고 이를 빌미로 지방의 권력자들이 각자 사병을 가지고 군벌화되었으며 훗날 국공내전 이 끝나고 공산당이 정권을 잡았을 때에도 군벌은 살아 있었다.
군벌은 국부군에만 몰린 것이 아니라 홍군에도 가담한 군벌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명맥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같이 중앙 정부와 군벌이 대립했던 적은 거의 없었다.
장쩌민 주석이 집권하고 있었을 때만 해도 중앙 정부는 군벌의 기업 활동을 눈감아 주었고 각종 특혜를 베풀었었다. 하지만 후진타오 부주석이 장쩌민의 뒤를 이어 국가 주석에 오르면서 갑자기 이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
후진타오 주석은 군벌에 관해서 단호한 자세를 취했다. 말 그대로 군벌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군벌에게 주어진 특혜를 모두 철폐하고 군권을 중앙에 집중시키려 했다.
하지만 그 시도는 2005년 벌어졌던 러-중 전쟁 때문에 무산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군벌의 강한 저항 때문에 그 개혁도 주춤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모두가 그 생각을 하며 화면을 주시하고 있을 무렵 안병덕 차장의 설명이 이어졌다.
“잘 보십시오. 이 사람은 심양군구 내에서도 주력으로 알려진 23 집단군의 지휘관인 양더즐 소장입니다.
이 사람은 지금까지 고휘 상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23 집단군의 사령관이 양더즐 소장 대신 왕핑 소장으로 교체되었습니다.“
“상당히 흥미롭군요. 이유가 뭡니까?”
군 정보사령부에서 파견나온 양석민 소령이 질문했다. 그리고 그러자 안병덕 차장이 대답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바로, 휘하 영관급 장교들의 마약 사건에 연루되었기 때문이지요. 또 동시에 양더즐 소장과 같은 이유로 16 집단군의 사령관인 친지웨이 소장과 또 39 집단군의 사령관인 수커 소장이 경질되거나 아니면 자리가 교체되었습니다.
그래서 현재 고휘 상장의 친위세력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사람은 40 집단군의 사령관 쉬신 소장뿐입니다.“
“흠, 후진타오 주석이 본격적으로 고휘 상장의 친위 세력을 없애기로 작정했군요.”
양석민 소령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다시 안병덕 차장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자신의 수족이 이토록 잘려나가고 있는데도 왜 고휘 상장은 아무런 대처도 하지 않는 걸까요?”
“맞습니다.”
서울대 교수로 중국통으로 알려진 민영빈 교수도 양석민 소령을 따라서 질문했다.
“저는 군인은 아니지만 후진타오 주석과 고휘 상장의 사이는 그렇게 좋지 않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고휘 상장이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으니 그게 참으로 이상합니다.”
“물론 그러시겠죠.”
그 말에 안병덕 차장이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물론 이상할 겁니다. 중국 내 최고 정예군구인 심양 군구의 사령관인 고휘 상장이 이렇게 쉽게 무너질 리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고휘 상장은 후진타오 주석에게 대항할 만한 명분이 없습니다.
고휘 상장이 속해 있는 심양군구는 지금까지 조선족 범죄조직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었죠. 그리고 이 조선족 범죄 조직들은 중국, 한국, 일본을 오가며 거대한 마약 시장을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게 문제가 된 겁니다.
사실, 최근 들어 중국 내에서 마약과의 싸움이 한창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여러분 모두가 알고 계시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를 후진타오 주석은 군벌 내에서 자신의 정적을 밀어내는 데 사용하기로 결심한 모양입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니 고휘 상장이 함부로 행동하지 못하는 것이지요.“
“그럼, 고휘 상장이 이렇게 쉽게 호락호락 후진타오 주석의 뜻대로 움직여 줄까요? 순순히 물러날 것이냐 이 말입니다.”
“물론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말에 안병덕 차장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고휘 상장은 중국 내에서 얼마 안 되는 러-중 전쟁 당시의 전쟁 영웅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을 쉽게 밀어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아마 후진타오 주석은 고휘 상장을 적당한 선까지 압박한 뒤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하려 할 게 분명합니다. 아니면, 회유하려고 하겠지요.
하지만, 그게 불가능하고 또 고휘 상장이 더 이상 물러날 선이 없다고 판단할 경우 무력을 사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 말에 모두들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이들이 모인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고휘 상장의 심양 군구가 무슨 일을 저지를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될 경우 심양군구 하나만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다. 광주 군구와 남경 군구도 함께 움직일 것이고 또 그렇게 되면 이것은 내전으로 비화될 수도 있었다.
“역시, 그렇게 생각하니 심각한 문제군요.”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때였다. 한동안 생각에 잠겨 있던 민영빈 교수가 다시금 갑자기 질문을 던졌다.
“저, 안병덕 차장. 한가지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안병덕 차장은 방금 전에 중국에서 내전이 일어날수도 있음을 언급했는데 그렇게 될 경우 우리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됩니까?”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안병덕 차장은 민영빈 교수의 질문에 대답했다.
“우선 중국의 내전은 바로 우리의 이웃나라에서 벌어지는 전쟁입니다. 따라서, 당연히 우리도 그 영향을 받게 되겠지요.
게다가 해상 교통로에도 상당한 지장을 줄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동해함대와 남해함대는 군벌 쪽에 속하지만 북해함대는 중앙정부 쪽에 속해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이들이 적대관계가 된다면 당연히 남중국해 지역은 전쟁에 휘말리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이 해역을 오고가는 우리의 선박들이나 군함들도 이 틈바구니에 끼어서 멀리 우회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또, 이는 과거, 러-중 전쟁 당시를 생각해 보면 더 쉽게 알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알고 있듯 당시, 러시아의 잠수함들 때문에 사실상 남중국해의 통로는 봉쇄되어 있었습니다.
미 7함대가 우리 선박들을 호송해주지 않았더라면 아마 우리는 그 당시 남중국해를 당분간 사용하지 못했을 겁니다.
게다가 전쟁이 끝나도 문제입니다. 전쟁이 끝나면 중국은 필시 우리나라를 의심스런 눈으로 볼 테니까요.
과거, 우리가 통일될 당시 중국은 우리 통일한국이 중국 내 조선족과 손을 잡고 만주로 침공할 것을 매우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여러분도 다들 잘 알고 있으리라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내전까지 벌어진 상황이라면 그 위기의식은 더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된다면 중국이 먼저 우리를 침공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말에 모두들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일은 무엇입니까?”
“아무래도 당분간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지 예의주시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앞으로 이 일이 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 우리가 중국 내에 깔아놓은 모든 루트를 통해 가능한 한 최대한의 정보를 수집해야 합니다.”
“그게 좋겠습니다.”
모두들 그 말에 동의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뒤에도 회의는 계속되었다. 하지만 대부분 각 정보기구 간의 첩보수집을 위한 협조체계 마련을 위한 회의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들이 모두 회의실을 빠져나갔을 때 이영준 국정원장은 조용히 이 회의에 함께 참석했던 박성윤 실장을 조용히 불렀다.

“무슨 일로 저를 부르셨습니까?”
국정원 내에 마련된 작은 휴게실 안. 그곳에서는 어느새 박성윤 실장이 캔커피 두 잔을 뽑아 하나를 국정원장에게 권하고는 자신도 마개를 따 한 모금 들이키고 있었다.
“평범한 일은 아닐 테고, 설마 벼락 작전 때문입니까?”
“그렇네. 현재 작업 진척은 어느 정도까지 와 있나? 그게 궁금해서 물어보았네.”
그 말에 박성윤 실장은 대답 대신 조용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벼락” 작전은 국정원 내에서도 1급 기밀 사항으로서 이 일을 알고 있는 사람은 오직 이영준 국정원장과 이 작전의 담당자인 박성윤 실장 이 두사람 뿐이었다.
그리고 휴게실 주위에 아무도 없다고 생각되자 안심한 듯 박성윤 실장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제 겨우 그 녀석들이 숨어 있는 아지트를 발견했습니다. 역시 우리 예상대로 그 빨갱이 녀석들이 아랍 테러리스트 녀석들과 몰래 선이 닿아 있더군요.
하지만 마침 우리 현지 정보원이 그들이 접선하는 날을 알아냈습니다. 그 날 들이쳐서, 놈들이 무슨 거래를 하는지 알아볼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이미 “그림자”는 녀석들 아지트 근처로 접근했습니다.“
“그림자? 음, 그렇지.”
그 말에 이영준 국정원장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림자”란 국정원 소속의 비밀 특수부대로 정치권이나 군부 내에서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문 제 1급의 비밀 부대였다.
물론, 정보기구에서 자체적으로 특수부대를 보유하는 일은 거의 없다. 이미 기존에 있는 대(對) 테러 특수부대를 동원하는 게 더 편리한데다 특수부대 하나를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선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비밀스럽게 해야 하는 일, 정보세계 내에선 흔히 “더러운 손” 이라 불리는 공작을 위해서는 드러나지 않은 특수부대를 써야 했다.
그리고 이 “그림자”는 비교적 근래에 만들어진 부대로서 이들의 존재는 오직 국정원장과 그들을 담당하고 있는 이 박성윤 실장만이 알고 있었으며, 동시에 그들만이 이 부대에선 최고 책임자였다.
“그래, 잘 되었어. 그동안 이 게릴라 녀석들이 골치를 썩였는데 이제야 녀석들에게 한 방 시원하게 먹일 수 있게 되었어. 이게 다 박성윤 실장, 자네 덕이야. 고맙네.”
그리고 국정원장의 칭찬에 박성윤 실장은 빙긋이 웃었다.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근데, 한가지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이상한 점이라니?”
그 말에 이영준 국정원장은 의아한 표정으로 박성윤 실장을 바라보았다.  
“이번에 빨갱이 녀석들과 접선하는 아랍 녀석들 말입니다, 사실 이 녀석들 미국과도 연계가 있는 녀석들입니다.
CIA와도 거래를 하며 마약, 무기 및 다이아몬드 암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거대 범죄조직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런 녀석들이 이 게릴라들과 접촉했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또 무슨 일이 있나?”
“최근 들어 이 조직에서 서열 3위의 이선규가 일본에 몰래 밀입국을 했습니다. 바로, 우리가 녀석들이 접선한 것을 안 뒤 며칠도 안돼서입니다.”
“그럼 녀석의 행방은 파악했나?”
그 말에 이영준 국정원장은 바짝 긴장했다.
이들이 말하는 속칭 “빨갱이”, 이들은 통일이 되고 난 뒤에도 통일한국에 반대하는 골수 공산당 게릴라들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그리고 이선규는 이 게릴라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중책을 맡은 인물로 지금까지 이 게릴라 들이 벌여온 모든 테러를 기획하고 배후에서 조종한 자였다.
또, 그는 아랍 테러리스트들과 러시아 마피아, 그리고 그 외에 다른 세계의 범죄조직들이나 테러리스트들과 연락을 담당하는 책임자로서 전 세계 정보기구들의 제 1 목표이기도 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런 그가 일본에 들어갔다니 이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문제였다. 왜냐하면 그가 일본에서 또다른 테러를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영준 국정원장의 질문에 박성윤 실장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모르겠습니다. 일본 내에 배치되어 있던 우리 정보원들이 추적했지만 그들도 누군가에 의해 피살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뒤, 이선규 그 자의 행방은 오리무중입니다.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감도 잡을수 없습니다.“
“골치아프군.”
그 말에 이영준 국정원장은 얼굴을 찌푸렸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선규 그자의 행방을 꼭 알아내도록 하게. 그 빌어먹을 개자식이 무슨 짓을 또 벌일지 모르니까.”
“알겠습니다. 일본 내에 우리 조직의 모든 자원을 총 동원해서 꼭 녀석의 행방을 알아내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게.”

박선영 실장은 대화가 다 끝나자 조용히 휴게실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이영준 국정원장은 그가 나가고 난 뒤 휴게실에 자신 혼자만 있다는 것을 알자 창가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선 품 속에서 담배갑을 하나 꺼내 입에 물었다. 그리고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이자 휴게실 안에는 담배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동시에 그 담배연기와 같이 이영준 국정원장의 머릿속에는 온갖 생각이 가득차 있었다.
“도대체 이 게릴라 녀석들이 무슨 생각으로 아랍 녀석들과 접선을 시도한 거지? 그 녀석들이 아랍 녀석들로부터 몰래 핵을 구매하려 한다는 게 사실일까?
아냐, 그럼 미국 녀석들도 눈치채지 못할리 없어. 게다가 녀석들이 핵을 가지게 된다면 미국에게도 이익은 아닐 텐데 왜 방관하는 거지? 이상하군.“
박선영이 언급한 그 아랍 범죄조직에 관해서는 이영준 국정원장도 잘 알고 있었다.
이들은 CIA와 은밀히 교류하며 그들의 힘을 통해 마약이나 무기 또는 다이아몬드 같은 상품을 암시장에 팔아 큰 이익을 얻는 자들이었다.
또 CIA도 이들을 통해 아랍에 대한 공작이나 특수부대를 동원할 때면 늘상 이들의 도움을 받고는 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니, 이들은 CIA의 충실한 개나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이건 이 바닥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곳까지 생각이 미친 이영준 국정원장은 가슴 속에서 뭔가 이상한 생각이 치밀었다.
“설마, 미국이 이 배후에 있을까?”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사실, 근래 들어 미국과 통일한국 사이의 관계는 급속히 나빠지고 있었다.
아니, 이는 적어도 한국이 급작스럽게 통일된 이후부터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남북한이 통일될 당시 미국은 통일한국의 대통령을 친미파로 세우려는 공작을 세웠고 그런 시도가 좌절된 이후에도 미국은 통일한국에 대한 공작을 수시로 펼쳤다.
그러니 어쩌면 이번 일도 그 일들의 연장선에 있는 일일수도 있었다. 그리고 이영준 국정원장은 그 생각을 하며 중얼거렸다.
“이 일은 아무래도 깊이 파들어가야 겠군. 뭔가 이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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