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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욱(2003-08-15 08:42:03, Hit : 3492, Vote : 0
 한일전쟁 9 부. 부제: 접촉.

이 소설은 윤민혁님 홈페이지 (www.whitedeath.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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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쟁 9 부. 부제: 접촉.

PM 12:00. 베트남.

쏴아아아!!!
굵은 빗줄기가 하늘에서 마치 우박처럼 쏟아졌다. 팀원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갑작스런 소나기였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정글에서의 소나기는 상당히 위험하다. 소나기라고 그냥 무시하다가는 그만 저 체온증에 걸릴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목적지로 향하는 그림자 소속 팀원들에게는 그런 것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들에겐 고어텍스 소재로 된 판초우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고어텍스. 미국의 뒤퐁의 R.W.고어가 발명함으로써 이런 이름이 붙었으며 이 소재는 밖의 빗물은 들이지 않으나 내부의 땀이나 증기는 밖으로 배출할 수 있도록 한 신제품이었다.
동시에 이것이 가능하도록 한 것에는 바로 구멍의 크기에 그 이유가 있었다. 겨우 1만분의2mm의 구멍은 1mm의 빗방울은 통과하지 못하게 하고 1,000만분의 4mm의 수증기는 통과 하도록 하였기 때문이다.
어쨏든 팀원들은 비가 오자 약속이나 한 것처럼 모두 고어텍스 소재로 된 이 판초 우의를 입고는, 그 위에 적외선 방지 위장포까지 걸쳤다.
그리고 팀원들은 각자 개인화기를 든 채 주위를 경계하며 천천히 나무 사이를 걸어갔다.
길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숲 속은 부비트랩 천지였다. 팀원들은 부비트랩 때문에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게릴라들은 적의 침입에 대비해 감시가 있는 도로 근처를 제외하고는 아지트 둘레를 감싸는 숲 전체에 부비추랩을 설치해 두었다.
이곳 베트남은 월남전 당시 정글이라는 이점을 활용해 베트콩은 다양한 부비추랩을 설치해 두었다. 그리고 그것은 이 게릴라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지형의 이점을 활용해 다양한 부비추랩을 설치했다. 예를 들어서 땅에 구덩이를 파 놓고 그 안에 대창을 촘촘히 밖아 놓았다거나, 아니면 못이 박힌 판을 땅에 박아놓고 군화를 노린 함정, 또는 수류탄이나 심지어 크레모아같은 것을 이용한 함정도 심심찮게 발견 되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선두에서 현지 정보원과 함께 움직이고 있던 김성일 팀장이 조심스럽게 하나씩 발견해 내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주위를 날카롭게 살피며, 게릴라들이 자신들끼리 알아볼 수 있도록 만든 표식이나 자신들의 육감으로 부비추랩을 발견해 내어 서로 주의하라고 신호를 보내며 전진했다.

비록 부비추랩과 소나기 때문에 걸치고 있는 판초우의, 적외선 위장 방지포 때문에 느렸지만 그들은 어쨏든 목적지에는 도착할 수 있었다.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현지 정보원인 김도환은 정면을 보며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저 멀리 그들의 목적지인 테러분자들의 소굴이 보였다. 이중 철조망으로 둘러처져 있는 기지에는 철조망을 따라 망루들이 빗줄기 사이로 을씨년스럽게 서 있었고 서치라이트가 분주히 움직였다.
“저기가 침투로군요.”
김성일은 김도환의 말에 그렇게 맞장구치며 가지고 온 장비 중에서 KAN/PVS-7 야간 투시경을 꺼내들었다.
KAN/PVS-7 야간투시경. 미군의 AN/PVS-7을 삼성항공이 참고하여 제작한 것으로서 성능이 매우 뛰어난 것이다.
이 장비는 중량이 기껏해야 0.68kg 밖에 되지 않으며 확대율이 1배 정도 된다. 또 탐지거리는 100-300m 정도 되었다.
그는 이 장비를 눈에 맞추고는 자신들의 주 침투로인 서쪽 부분의 망루 부근을 바라보았다. 야간투시경으로 보인 화면에는 철조망과 망루, 그리고 철조망 아래로 흐르는 하천이 한 눈에 들어왔다.
“좋아, 시작해.”
그는 헤드셋으로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선두에서 주위를 감시하던 강일환과 김병조, 이 두 사람은 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도 그들의 뒤를 조용히 쫓기 시작했다.

적의 적외선 헤드라이트는 두렵지 않았다. 적외선 위장 방지포가 있기 때문이었다. 단지, 문제가 되는 것은 소리뿐이었다.
그들은 소리가 나지 않게 조용히 움직였다. 그리고 숲과 하천의 경계 부근에서 그들은 몸을 조용히 하천으로 향해 걸어 들어갔다.
하천의 물은 매우 차가웠다. 비록 그들은 판초 우의와 적외선 위장 방지포로 몸을 감싸고는 있었지만, 물에 몸을 담그자 뼛 속까지 시려옴을 느꼈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시간을 지체할 수는 없었다. 그들은 몸을 물속에 담그고는 오직 머리만 내민 채 앞으로 전진해 나갔다.
비록 근처에 망루가 있었지만 비 때문에 적외선 헤드라이트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고 또 시야도 주위가 어두워 상당히 제한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하천을 이용해 조용히 철망에 다다랐다. 그리고 니퍼로 철조망을 조용히 끊은 뒤, 어둠처럼 조용히 내부로 스며들었다.

보초들은 긴장히 상당히 풀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두 사람은 조용히 망루에 걸쳐져 있는 철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갔다. 그리고 둘 다 가지고 있는 단도로 조용히 보초를 해치웠다.
이렇게 기습을 하는 경우라면 총보다는 단도나 나이프 같은 무성 무기가 더 큰 위력을 발휘 한다.
그리고 그들은 망루를 점거하자 약속된 신호를 보냈다. 동시에, 그 근처에 모여 있던 팀원들도 약속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팀 내에서 저격수인 강병현은 재빨리 망루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저격총인 SSG69 저격총을 조용히 점검했다.
그는 조용히 총에 달린 스코프로 정면을 바라보았다. Zf69 스코프로 보는 화면이 꽤나 정겨웠다.
그는 이 저격총과 이 스코프의 능력을 신뢰했다. 이 SSG69 저격총에 달린 스코프는 매우 뛰어나다. 그리고 800미터 100분의 1 단위로 미세 조정이 가능한 이 스코프는 떼었다 다시 끼워도 영점 조준이 필요 없는 게 최대 장점이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저격총을 한번 들어다 본 뒤 부무장인 K-3 기관총을 들어 보았다.
만약에 비상시가 되면 이 기관총이 필요해지게 될 것이다. 그는 그 생각을 하며 그 기관총을 바라보다, 다시 자신의 본연의 임무로 돌아갔다.

작전은 숨쉴 틈 없이 진행되었다. 방금 전 망루 제압에 성공했다면, 이제는 적의 숙소를 기습할 차례였다.
팀원들은 망루에 서 있는 보초들과 순찰병들의 눈을 피해 조용히 숙소로 잠입하는 데에 성공했다. 그리고 그들은 숙소에 잠입하자 곧 무성 무기로 안에서 곤히 잠자고 있는 사람들을 무성 무기로 조용히, 그러나 신속하게 제거해 나갔다.
어차피 이 아지트 내부에서 내부 경비병력은 1개 소대 남짓밖에 되지 않았다. 이들을 제거 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을 요하지 않았다.

“폭팔물 설치해.”
김성일의 말에 팀에서 폭파 전문가인 김병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폭팔물 킷트를 이용하여 능숙하게 무기고로 알려진 건물에 C-4 폭약을 설치했다.
일명 플라스틱 폭약이라고 불려지는 이 폭탄은 매우 강력한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한 번 터지면 주위가 일순간에 날라갈 것이다.
“설치 완료했습니다.”
“좋았어.”
김성일은 수고했다는 뜻으로 김병조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곧 그는 다시 명령을 내렸다.
“좋아, 이제 각자 팀원들은 제 자리로 가도록. 이제부터 쥐새끼 사냥이다.”
그는 마지막 말끝에 특히 힘을 더 줘서 말했다. 그리고 팀원들은 그의 명령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각자 자신들이 사전에 예정되어 있던 자리로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PM 1:00.

투투투투투!!!!!!!
마침내 저 멀리서 목표물을 태운 Mi-24 하인드 헬리콥터가 빠른 속도로 이곳을 향해 날아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헬기는 이곳 기지에 한쪽 귀퉁이에 마련되어 있는 헬기장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헬기장에는 무장한 경비병력과 이곳 기지의 주요 인물들이 그들을 맞이하기 위해 그 주위에 모여들어 있었다.

“하인드다.”
김성일은 KAN/PVS-7 야간투시경으로 그 괴물을 바라보면서 신음을 토해냈다.
“젠장, 정보가 틀리기를 바랬는데.”
전에 본국에서 새로운 지령이 도착했다. 그리고 그 지령에 따르면 아랍 녀석들이 타고 오는 헬기가 하인드, 그것도 Mi-24 기종으로 변경되었다는 것이었다.
기껏해야 Mi-8 히프 헬기인 줄 알았던 김성일로서는 그야말로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리였다.
Mi-24 헬기가 어떤 헬기인가. 구소련의 헬기 개발사상에 의해 수송능력과 공격능력을 모두 보유한 헬기로서 그 자체의 공격능력은 가히 무시무시했다.
일단 기수 아래에는 12.7mm 4총신의 개틀링포가 있다. 이는 지상에 보병들에게 있어서는 가히 악몽과 같은 화력을 선사한다. 또, 주익 아래의 2 개의 파일런에는 UB-32 57mm 로켓탄 포드를 장착하고 익단 파일럿에는 대(對) 전차 미사일인 AT-2 또는 근래에 개발이 된 신형인 AT-6을 탑재할 수 있다.
이외에도 160mm S-16, 210mm S-24 로켓탄, 125~250Kg 폭탄, 23mm 기관포 포드 등을 사용한다.
이런 막강한 화력을 가지고 있으니 Mi-24는 수송헬기보다는 차라리 공격헬기에 더 가까웠다. 또, 실제로 제 3세계 국가들 중 공격헬기를 도입할 여력이 없는 나라들은 저가에 이런 헬기들을 도입해 건쉽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것 참, 골치아프네 그려.”
김성일은 그 생각을 하며 투덜거렸다. 그리고 동시에 헤드셋을 통해 근처에 매복하고 있는 강일환에게 명령을 내렸다.
“목표가 온다, 준비하도록.”
“알고 있습니다.”
강일환은 팀장의 말을 들으며 씨익 웃었다. 하지만 김성일은 안심이 안 되는지 다시 다짐을 받으려 들었다.
“알고 있는 정도로는 안 돼. 저 녀석이 한번 뜨면 우리는 잘못하면 몰살당할 수도 있단 말이야. 게다가 우리는 이렇다할 대공무기도 없다는 걸 알아두라고.”
“걱정 마십시오. 제가 가지고 있는 M136 로켓으로 끝장을 내겠습니다. 제가 어디 이 장사 한두번 해 봅니까, 어디?”
“제발 그랬으면 좋겠어.”
그 말에 김성일은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리고 그 사이 헬기는 어느새 착륙장 바로 위에서 호버링을 하며 내려오고 있었다.

“녀석들이 내립니다.”
팀원 중 한 사람이 입을 열었다.
아닌게 아니라 헬기 안에서는 문을 열고 사람들이 하나 둘씩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김성일이 이죽거렸다.
“오오~, 미제가 기르고 있는 돼지들이구만!”
지금 헬기에서 내리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미국, 곧 CIA와 끈이 닿아 있는 사람들로서 이들은 아랍 지역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나는 마약을 미국의 힘을 빌려 싼 값으로 들여와 그것을 유럽에 팔아먹어 큰 이득을 보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니 김성일의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 그리고 그때였다.
중요한 사람들이 다 내리자 김성일은 곧 팀원들에게 가장 위협이 되는 그 헬기를 제거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지금이다, 발사해!”
“알겠습니다!”
김성일의 명령에 강일환은 곧 M136 로켓을 발사했다.
스웨덴의 FFV/AT-4를 제식화한 이 로켓은 일회용인 칼구스타프 무반동총 정도의 파괴력을 지닌다.
사정거리 300m 정도이며 관통력은 대략 400mm정도의 장갑을 꿰뚫을 수 있는 이 미사일은 헬기에 엔진부분에 곧장 명중했다.
비록 이 헬기가 중요 부분마다 티타늄 장갑으로 보호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 공격을 방어 할 수는 없었다. 엔진과 함께 헬기는 그야말로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그리고 헬기가 박살나는 것과 동시에 조종석에 앉아 있던 조종사는 조종실 바깥의 유리를 부수고 밖으로 튕겨나갔다.
“뭐야!”
“적의 공격이다!”
순식간에 헬기장 주위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혼비백산해서 은폐물을 찾아 도망치는 사람, 그리고 혼란한 가운데서도 주위를 경계하고 있는 경비병들과 경호원들이 눈에 들어왔다.
또 일부 사람들은 주위에 호위를 받으며 안전한 건물 안으로 도망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이번 작전에서 놓쳐서는 안 될 놈들이었다.
“놈들이 도망친다, 움직여!”
김성일은 곧장 팀원들에게 움직일 것을 명령했다. 그리고 그 명령에 제일 먼저 움직인 건 바로 팀 내에 저격수인 강병현이었다.
강병현의 SSG-69 저격총은 정확히 한 발에 한 명씩 목표물을 해치웠다. 그가 스코프를 돌릴 때마다 외곽에서 움직이는 경비병들이 하나 둘씩 제거되었다.
그리고 근처에 저격수가 있다는 걸 안 녀석들은 겁에 질려 도망가려고 했다.
하지만 SSG-69 의 사정거리는 800미터가 넘는다. 어딜 도망가도 결국은 사정권 안에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동시에 다른 팀원들도 제각기 개인 화기를 동원해 녀석들을 사냥하기 시작했다.
M-16A2, AK-47, 아니면 M-60 같은 중화기가 불을 뿜었고 그럴 때마다 적의 병사들은 빠른 속도로 소모되었다.
그리고 그 동안 강일환과 김병조가 선두에 서서 호위를 받으며 도망치는 녀석들을 쫓기 시작했다.
그러자 목표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경호원들이 총을 쏘며 저항했다. 하지만 그들의 저항은 절망적인 것이었다.
이번 작전에서 꼭 체포해야 하는 녀석들을 제외한 경호원들은 모두 머리에 총을 맞고는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그러자 나머지 녀석들은 자신들이 포위되었음을 알고 모두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동시에 주위를 포위하고 있던 팀원들이 그들 주위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그들을 하나씩 묶기 시작했다.
“모두 생포했습니다.”
그리고 임무를 성공리에 마치자 강일환은 곧 팀장에게 보고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수고했다. 모두 잡았냐?”
“예. 정확히 정보대로 6명 모두 잡았습니다. 그리고 덤으로 이 기지의 대장 녀석까지 한 놈 덤으로 얻었습니다.”
“좋아, 모두 묶어. 그리고 빨리 철수할 준비를 해. 이제 근처에 있는 녀석들이 슬슬 몰려올 때가 되었으니까.”
“알겠습니다.”

마침내 그들은 그 녀석들을 꽁꽁 묶고는 기지 밖으로 끌고 나왔다.
그리고 기지 밖에는 현지 정보원인 김도환이 그들을 태우고 갈 트럭을 근처에 대기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자, 출발~!”
모두 다 트럭에 타자 김성일은 출발할 것을 명령했다. 그리고 그 트럭은 빠른 속도로 이곳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6월 16일. 나가사키.

전철 안에는 다양한 사람들로 붐볐다.
그리고 그 사람들 틈바구니 속에서 그 틈을 이용해 사람들 사이사이로 봉투 하나가 소리 없이 돌고 있었다.
그들은 봉투를 전해주면서 서로의 얼굴은 보지 않았다. 그리고 그 전달은 매우 빨랐으며 신속했다.
그리고 그 봉투의 마지막 행선지는 바로 나가사키행 열차를 탄 제이슨이었다.
제이슨은 봉투를 슬쩍 받으면서 자신에게 봉투를 건네준 사람을 슬쩍 보았다. 그 사람은 여름용 정장을 입은 보통 샐러리맨들이었다.
나이는 한 40대 정도? 제이슨은 이 사람이 회사의 중견 간부쯤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제이슨은 더 이상의 생각은 하지 않았다.
어차피 이 사람은 자신에게 봉투를 건네줌으로써 자신의 일을 다했다. 그리고 제이슨은 그를 알 필요도, 또 알아서도 안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제이슨에게 봉투를 건네준 사람은 곧 다음 칸으로 건너갔다. 이제 자신에게 정보를 제공해 준 선이 끊어진 것이다.
동시에 제이슨이 봉투를 조용히 자신의 품속에 밀어넣을 무렵 나가사키 역에 도착했다는 안내 방송이 울렸다.

제이슨은 나가사키 역에 도착하자마자 곧 화장실에 들어갔다. 그리고 근처에 몰래 카메라 비슷한 게 없나 확인한 뒤 곧 봉투에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을 꺼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시계 하나와 작은 쪽지 하나가 들어 있었다. 제이슨은 그 쪽지에 적힌 글을 읽어 보았다.

- 시계탑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시계를 차고 오십시오. -

그 말에 제이슨은 시계를 차고는 화장실을 나섰다. 그리고는 막 우라까미역을 나섰다.
밖에는 이제 막 여름인지 더웠다. 그리고 그런 제이슨의 눈에 역 한가운데에 세워져 있는 시계탑이 보였다.
제이슨은 흘끗 시계를 바라보았다. 이제 막 약속 시간 전까지 10분 정도 남아 있었다.
그는 느긋한 마음으로 시계탑 옆 벤치에 앉았다.
그리고 그때였다.
“혹시 제이슨 씨가 아니십니까?”

제이슨이 놀라 돌아보았을 때 제이슨이 앉아 있던 옆 벤치에는 또 다른 사람이 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는 시원해 보이는 푸른 셔츠와 짧은 바지, 그리고 얼굴에는 굵은 테의 검은 안경을 쓰고 있었다.
제이슨은 그를 바라보았다.
제이슨은 항상 사람을 볼 때에는 그 사람을 자세히 관찰하는 버릇이 있었다. 그리고 이건 그의 직업상 가지고 있는 버릇이었다.
“이 사람은 교수나 아니면 과학자 같이 보이는군.”
제이슨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는 입을 열었다.
“그렇습니다.”
“시계가 좋아 보이는군요.”
그 상대는 제이슨이 차고 있는 시계를 보며 말했다. 그리고 그러자 제이슨은 이 사람이 바로 자신이 만나야 할 상대임을 직감했다.
“고맙습니다.”
“제가 레이지노입니다. 자, 절 따라오십시오. 여기서는 대화하기가 그리 마땅치 않군요.”
자신을 레이지노라고 소개한 그 사람은 제이슨을 안내해 자신의 차에 태웠다. 그리고 그가 안내한 곳은 우라까미강이 내려다보이는 작은 음식점이었다.
“이곳이라면 안심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원래 이곳은 손님들이 적은 곳이니까요.”
“그렇군요.”
그 말에 제이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레이지노는 그런 제이슨을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자, 그럼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죠.”

음식을 시키고 난 뒤 제이슨과 레이지노는 서로 많은 예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제이슨은 본국에서 레이지노가 전해준 정보를 완전히 신뢰하지 않아서 자신을 보냈다고 말했다.
“과연 그렇군요.”
그 말에 레이지노는 고개를 끄덕였다.
“허긴, 의심할만도 합니다. 너무나 정확한 정보니까요. 하지만 제가 전해준 정보는 확실한정보입니다.”
“그럼 그 정보가 사실입니까?”
그 말에 제이슨은 놀랐다. 그리고 그 말에 레이지노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입니다. 이미 제가 전해드린 정보를 통해 알고 계시겠지만 20여기의 로켓을 제조할 수 있는 중요 부품들이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물론 당신은 믿지 못하겠지만 이건 내가 담당자로부터 직접 들은 예기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말하기를 이런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다더군요.“
“로켓 부품을 다른 곳으로 옮기다니요? 저도 처음에는 그 내용을 읽었을 때 믿을 수 없었습니다. 대체 무슨 이유로 부품을 옮긴 겁니까?”
“아마도 비밀 유지를 위해서겠지요. 다네가시마 우주센터는 민간인들도 자주 방문하는 곳입니다. 또, 그곳은 유사시에 발사 지점으로 적합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다른 곳에 보관해 두고 있을 겁니다. 누구의 이목도 끌지 않는 아주 안전한 장소 말입니다.“
“그럴 가능성이 높군요.”
그 말에 제이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레이지노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이미 우리 일본은 핵무장에 들어선 것이나 진배없습니다. 소련이 붕괴된 뒤 우리 일본은 러시아로부터 차관 대신 현물을 들여왔지요.
그리고 그것들이 다 순수히 민간 분야에서만 이루어졌던 것은 아닙니다. 군사적인 부분에 서도 이루어졌죠.
그리고 지금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우주 개발 사업도 러시아와 함께 추진하고 있습 니다. 그런데 이게 단순히 우주 개발에만 그친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겠죠?“
“그렇다면?”
“그렇습니다. 우리가 개발한 로켓에는 상당부분 러시아의 기술이 들어갔습니다. 주로 관성유도항법을 위한 장치에 많이 들어갔지요.
그리고 이것은 ICBM에서는 매우 필수적인 장치입니다. 미사일이 목표를 정확히 맞추려면 오차율이 적어야 하니까요.”
그는 그렇게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알고 계십니까? 아, 이런. 실수했군. 당신은 나보다 더 정확한 걸 알고 계실 겁니다. 바로 2007년에 일본이 러시아로부터 비밀리에 RS-14( SS-16 사이나 )를 도입하려고 했던 사건 말입니다.”
“맞습니다. 그때 우리나라와 일본이 외교적으로 큰 마찰을 빚었지요. 근데 그 문제는 왜 꺼내시는 겁니까?”
“지금은 그때보다 더 심각합니다.
핵만 보유하는 것은 문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투사 수단을 갖추는 건 더 위험한 문제입니다.
과거, 북한이 왜 장거리 미사일을 그렇게 보유하려고 노력했는지 생각해보십시오. 그들은 비록 핵을 가지고 있었지만 진정한 위협 수단이 되려면 그것을 운반할 물건, 즉 운반 수단이 필요했던 겁니다.“
“그렇겠지요. 하지만, 당신의 말만으로 우리가 움직일 수는 없습니다. 로켓을 개발하는 것 만으로 일본이 핵을 개발한다고 몰아붙이기에는 문제가 있으니까요.”
제이슨은 조심스럽게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사실, 레이지노가 제공한 것은 실로 놀라운 것이었다. 하지만 그가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그리고 그 말에 레이지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습니다, 제이슨 씨! 하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해 대비는 해야 합니다. 혹시 제이슨 씨는 ”썸 오브 올 피어스“를 보셨는지요?”
“예. 봤습니다.”
“보셨으면 아실 겁니다. 단 한발의 핵 때문에 러시아와 미국이 전쟁에 들어갈 뻔했지요. 그것도 핵 전쟁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지금 상황도 그와 비슷합니다. 지금은 작은 문제지만 그것이 어쩌면 크게 확대될지도 모릅니다. 특히, 우리 일본과 한국의 관계를 생각하면 그렇습니다.“
“그건 그렇군요.”
제이슨은 그 말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생각해 볼 때도 레이지노의 말은 결코 허튼 소리가 아니었다.
그리고 제이슨은 그 생각을 하며 천장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때, 방금전 시킨 음식이 아래층에서 올라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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