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루스님 작 <끝없는 전쟁>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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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나토르 전기> 첫 실전.........(6)
키루스  2005-08-02 21:30:40, 조회 : 1,658, 추천 : 2




  “좋아, 알았다. 전군 추격을 개시한다.”
  군단장의 명령에 따라 1만 명의 로마군은 질서정연하게 가도를 행군했다. 행군 속도는 이미 어제부터 제 3종 행군 속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행군하는 가장 빠른 속도, 보통 하루 10시간, 평균 거리 40km 가량- 였다.




  안니우스 갈루스와 그 휘하의 로마군은 분명 의욕에 차 있었고, 열정적으로 추격전을 행했지만, 전과가 미미했다. 몇 번 적의 꼬리를 잡아서 천여 명 정도 죽인 게 전부였다. 게다가 사르마티아 족을 추격하기 위해 제 4플라비아 군단 외에도 4개 군단의 로마군이 더 동원되었는데도 불구하고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사르마티아 족은 많은 지류로 이루어진 강물처럼 계속 흩어졌다 합류했다 하면서 로마군을 농락했고, 로마군은 여기저기 열심히 뛰어다니긴 했지만, 별 전과도 올리지 못한 채 끌려 다니기만 할 뿐이었다.

  각 군단 간의 긴밀한 연락을 통해 포위망을 쳐 봐도, 그 포위망을 좁히기도 전에 적은 재빨리 포위망의 한쪽 틈을 돌파해 버렸다. 결국 로마군은 포위망을 풀고 새로운 추격에 나서야 했다. 이렇게 서로 쫓고 쫓기는 와중에 로마 시민들의 피해만 늘어갔다.

  무엇보다 양 군의 속도 차이가 결정적이었다. 기병 위주로 이루어진 사르마티아 족 부대와 보병 위주로 이루어진 로마군은 그 기동성의 차이가 뚜렷했다. 뿐만 아니라 기병은 굳이 로마 가도를 쓰지 않아도 상당한 수준의 속도를 낼 수 있는 것과는 달리 보병은 가도를 벗어나면 속도가 푹 줄어들게 되는데, 사르마티아 족은 이 점을 교묘히 이용해서 가도로 달리다가 벗어났다가 하면서 로마군의 추격을 어지럽혔다. 간신히 로마군 기병대가 적을 발견해서 싸움을 벌여도 중무장 보병으로 이루어진 본대가 도착하기 전에 적은 내뺄 뿐이었다.    

  전쟁이란 게 이렇다. 흔히 전쟁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되는 전투는 정말 전쟁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전투의 준비 절차로서 미리 병력을 키워야 하며, 키운 병력을 전장까지 이동시켜야 한다. 지금처럼 적이 계속 도망 다니기만 하면, 전장 자체가 설정되지 않는 경우도 즐비하다. 결국 제대로 된 전투 없이 사방으로 행군만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사실, 이래서 행군은 중요하다.  

  보름이 넘도록 아무 효과 없는 숨바꼭질만을 벌인 로마군은 결국 전략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었다. 7월 10일, 5개 군단의 군단장, 대대장, 선임 백인대장들이 모인 확대 작전 회의에서 매복 전략이 채택되었다. 쫓아가도, 쫓아가도 도무지 따라잡을 수가 없으니, 할 수 없이 적의 이동로를 미리 예측해서 매복을 하고 기다리기로 한 것이었다.

  물론 사르마티아 족이 다음에는 어디를 약탈할 것인지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그들은 아메바처럼 아무 생각 없이 충동적으로 군을 움직이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사르마티아 족은 로마에 눌러 살려고 쳐들어 온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언젠가는 다시 도나우 강 북쪽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 때를 노려서 덮칠 예정이었다.  




  티베리우스 율리우스 살리나토르, 마르쿠스 프로부스, 루키우스 카루스 세 청년은 서로 모닥불 근처에 마주앉은 채 잠들기 전의 한가한 시간을 담소로 때우고 있었다. 기본 전략이 추격에서 매복으로 바뀜에 따라 로마군의 상황도 전보다 훨씬 여유로워졌고, 병사들도 이전의 치열함에서 벗어나 한가로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이 세 명은 겉으로 보기에는 약간 희한한 트리오였다. 우선 살리나토르는 로마 시민권자, 나머지 두 사람은 속주민으로 그 지체가 틀렸고, 프로부스는 에스파냐계, 카루스는 북아프리카계, 살리나토르는 게르만계로 민족이 틀렸으며, 마지막으로 나이도 살리나토르가 열일곱 살, 카루스가 스무 살, 프로부스가 열아홉 살로 제각각이었다. 게다가 살리나토르가 훤칠한 키에 건장한 체격, 하얗고 거친 피부, 붉은 머리칼과 자줏빛 눈동자를 가진 것과는 달리 프로부스는 땅딸막하지만 다부진 체격, 까무잡잡한 피부, 금갈색 머리칼에 하늘색 눈동자를 지니고 있었고, 카루스는 큰 키에 약간 마른 체격, 무어인 특유의 까맣고 매끄러운 피부, 칠흑색 머리칼에 같은 색 눈동자였다. 이처럼 외모도 차이가 많이 났다.

  그러나 그들은 특별히 서로에게 위화감을 느끼지 않았으며, 남의 눈 따위에는 관심도 없었다. 누가 뭐래도 그들은 절친한 친구 사이였다. 도원결의까지는 아닐지 몰라도 전장에서 누군가가 위험해지면, 서로 도와주자고 약속한 사이였다.
  살리나토르는 불쏘시개로 모닥불을 뒤지면서 말했다.

  “난 이번 전략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
  프로부스의 하늘색 눈동자에 이채가 떠올랐다.
  “왜? 이대로 숨바꼭질이나 하는 것보다는 그래도 매복이 낫지 않을까?”

  “그런 문제가 아니야. 처음에는 적을 추격해서 박멸하려 했지만, 그게 잘 안되니까 할 수 없이 보다 수동적인 전략으로 전환한 거잖아. 그 과정이 마음에 안 든단 말이야. 왠지 야만족에게 질질 끌려 다니는 느낌이야.”
  카루스의 두꺼운 입술이 살짝 비틀어졌다.

  “흐음, 너 결국 야만족에게 조금이라도 뒤처지는 것이 마음에 안 드는 거지? 결국 전략이 바뀐 것은 로마군의 기동성이 야만족에게 미치지 못한다는 증거니까 말이야.”
  “그럴지도 모르겠군. 내 안에는 나 자신조차 제어하기 힘든 증오의 감정이 타오르고 있으니까 말이야. 야만족에게 지는 것은 죽기보다 싫은 일이야.”

  프로부스와 카루스는 아무 말 없이 모닥불만을 바라봤다. 비록 살리나토르의 증오가 약간 비뚤어진 것이긴 했지만, 그것을 비난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루아침에 가족을 전부 잃어버린다는 것이 어떤 기분일지는, 정말 경험해 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자기 때문에 분위기가 조금 이상해진 것을 깨달은 살리나토르는 어색한 미소를 띠면서 재빨리 화제를 바꿨다.
  “아, 그리고 매복이란 전략은 사실 효율성도 별로인 것 같아.”  
  “왜?”

  “야만족이 도나우 강 저편으로 돌아갈 때를 노려서 친다는 것은 결국 그들이 로마 영토 내에서 실컷 노략질을 하고 분탕질을 치도록 방관한다는 얘기잖아. 그런 식이면 아무리 야만족을 쳐부수고 노예로 잡혀가는 사람들과 빼앗긴 재산을 되찾는다고 해도 그 피해가 엄청날 거야.”
  “그건 그렇군. 어떻게든 야만족이 학살과 약탈을 하기 전에 미리 막아야 하는데.......”

  “하지만 별 뾰족한 방법이 없잖아. 도나우 강을 건너기 전에 막으려고 해도 야만족들이 치사하게 군단 기지가 없는 곳만 노리니 어쩔 수가 없지. 그렇다고 해서 도나우 강 연안에 틈 없이 빽빽하게 군단을 주둔시키자면 백만 대군을 동원해도 부족할 거야. 그리고 이렇게 강을 건넌 후에 추격해서 없애려 해도 기동성이 뒤져서 별 효과가 없으니 말이야.”
  “그렇긴 하지만.......”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토론을 계속 했다. 비록 한창 젊은 나이답게 열의가 넘치긴 했지만, 사실 아무 의미 없는 짓이기는 했다. 일반 작전 회의 -대대장까지 참여하는 작전 회의- 는 물론이고 확대 작전 회의 -선임 백인대장까지 참여하는 작전 회의- 에도 참가할 자격이 없는 일반 사병들이 제아무리 떠들고 고심해 봤자 전략에 반영될 확률은 눈꼽만큼도 없었으니까.

  그러나 그런 세세한 걸 굳이 다 따지고 들면 인생이 재미가 없다. 술집이며 목욕탕, 인터넷 같은 곳에서 정치와 경제 등에 관해서 이마에 핏대를 올리며 열렬히 토론하는 수많은 사람들, 그게 별 의미 없고 비생산적인 일이란 것을 몰라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것이 다 삶의 재미인 것이다.  

  이윽고 얘기를 끝낸 세 사람은 흩어져서 각자가 잠을 자는 천막으로 향했다. 살리나토르 자신은 아직 확실하게 깨닫지 못했지만, 그는 로마군 전략의 허점을 제대로 통찰하고 있었다. 그 허점은 이후 로마의 사회에 커다란 상처로 다가오게 된다.  




                                                       Ⅴ




  로마력 1003년 7월 16일, 요 며칠 장마가 계속되었지만, 오늘만큼은 맑은 날씨였다. 하늘은 높고 푸르렀으며, 햇볕이 따갑고 바람이 약해서 무척 더웠다. 부대가 매복한 곳에서 꽤 먼 곳까지 정찰을 나갔던 카루스는 잠시 투구를 벗고 줄줄 흘러내리는 땀을 닦다가 갑자기 눈을 치켜떴다.
  “아!”

  지평선 저편에서 무언가 시커먼 것이 꿈틀거리면서 움직이고 있었다. 카루스는 말에 채찍질을 가해서 근처의 구릉 위로 올라간 뒤 손바닥을 들어 따가운 햇볕을 가렸다.

  언뜻 보아도 확연한 수만 의 기병대와 그 뒤를 따르는 엄청난 수의 수레와 사람의 행렬, 깃발이 없는 것으로 보아 로마군은 아니고, 갑자기 정신이 나가서 환영을 봤을 극히 낮은 가능성을 제외하면, 틀림없는 사르마티아 족이었다.

  카루스는 재빨리 말머리를 돌려서 본대로 돌아와 군단장에게 자초지종을 보고했다. 이윽고 지독한 더위와 끝을 알 수 없는 기다림에 찌들어 있던 로마군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드디어 사르마티아 족의 꼬리를 잡았다. 그것도 적은 예상대로 로마군이 매복한 곳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이제 한 번 크게 전투를 벌여서 이기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마침내 이 지겨운 전쟁이 끝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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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인터넷에서 자신을 나타내는 유일한 모습입니다.
상대에게 상처를 주기보다 같이 즐거워 할 수 있는 코멘트 부탁드려요.
2017-08-21
10:00:27


지크프리드
음..프로부스와 살리나토르, 카루스 트리오를 소개하는 괴정에서 프로부스가 에스파냐계라고 쓰셨는데말입니다..
로마시대에는 스페인을 히스파니아라 부르지 않았었나요? 그런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어서 말이죠..
2005-08-03
08:37:10

 


박민규
새로운 게르만족의 기동력에 대비해서 로마군의 대응책은 기병대를 이용한 요격이었습니다. 이 경우 마을을 약탈하지 못하도록 주민들은 고지대에서만 거주하게 하고 로마군 기병대가 이런 주민들에 대한 게르만족의 공격이 이뤄지는 기간을 이용해 출동, 처리하는 방식으로 방위선을 회복하긴 했지만 이 전략이 유효하려면 국경 외곽까지 돌출하여 게르만족의 공격에 대비한 공백 지대를 더욱 크게 만들어야 합니다. 불행히도 3세기 로마 제국에는 그럴 만한 여력이 없었기 때문에 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2005-08-03
08:44:26

 


무엘
그래서 제국 내부에 완충 지대를 만들었죠. 그리고 이런 매복, 요격 작전은 로마 황제들-특히 클라우디우스 고티쿠스, 아우렐리아누스-가 잘 활용 했죠. 피해는 엄청났지만, 역시 기병위주로 개편된 후라서 로마군이 완승을 거두었습니다. 갈리에누스 황제가 기병위주로 로마군을 개편하는데, 이소설에서는 살리나토르가 기병위주로 개편을?? 2005-08-03
09: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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