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루스님 작 <끝없는 전쟁>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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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나토르 전기> 막간의 휴식.........(2)
키루스  2005-08-10 22:40:00, 조회 : 1,511, 추천 : 6



  “그래, 그나마 다행이지. 그런데, 지금부터가 또 문제야. 우리는 야만족에게 끌려가던 사람들을 되도록 안전하게 고향으로 돌려보내주려 하고 있는데, 특히 베스타 신녀의 경우에는 신경을 많이 써야 해. 반드시 그녀가 로마까지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게 해줘야 하지.”

  군단장 갈루스로서는 약간 부담스럽긴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사르마티아 족의 잔당이 아직 로마 영토 내에 남아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고, 요 몇 년간 격화된 게르만 족의 침입에 시달리면서 달마티아, 판노니아, 모이시아 등지의 치안이 점점 나빠지고 있었다.

  귀찮다고 대충 처리했다가 만에 하나라도 베스타 신녀의 신상에 문제가 생기면 그에게 책임 문제가 발생할 소지까지 있었다. 살리나토르는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떡였지만, 대체 왜 군단장이 그를 불렀는지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런 건 말단 병사와 의논할 사항이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일단 우리 군단 내에서 병사를 몇 명 뽑아다가 그녀를 밀라노까지 호위하게 할 생각이네. 밀라노에는 군단 기지가 있으니까 그 군단에 그녀의 신상을 인계하면 되고, 또 이탈리아 반도로 들어가면 치안이 훨씬 좋아지니까 그 때부터는 안심해도 괜찮을 거야.”

  원래 로마 제국 초창기에는 이탈리아 반도 내에는 황제 직속의 근위병만 있을 뿐, 다른 군단을 두지 않았다. 로마는 군대는 어디까지나 국경에 주둔하여 외적이 침입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하늘의 자손’이니 뭐니 하는 황당한 말로 스스로의 지위를 정당화하면서 전제적인 정치를 펴는 다른 제국들은 군대를 수도 주위에 집결시켜 놓고, 외적을 막기보다는 국내의 반대 세력을 무력으로 찍어 누르는 데에 광분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들은 변방의 백성들이 고통을 겪는 것을 무시하고, 오직 황제를 비롯한 권력층의 안전만을 비호하는 데 열중했지만, 로마는 이런 종류의 폐해와는 거리가 멀었다.

  당연했다. 로마인들은 위에 서는 자는 신의 선택으로 결정되는 것도 아니고, 혈통으로 결정되는 것도 아니며, 오직 그 개인의 능력과 성실함과 책임감으로 결정된다고 믿었다. 그렇기에 다른 전제국가의 권력자들이 강대한 외적이 쳐들어 왔을 때, 안전한 곳에 숨어서 벌벌 떨거나 이리저리 도망치면서 용감히 싸우는 명장들에게 반역죄나 뒤집어씌우는 비열하고 더러운 짓거리를 하는 것과는 달리 로마의 황제는 언제나 최전선으로 달려가서 직접 싸웠다. 그리고 그럴 만한 배짱과 용기와 책임감이 없는 황제라면, 그는 그 즉시 로마 시민들에 의해 배제되었다.  

  왜냐하면, 로마의 주인은 로마 원로원과 시민들이었으며, 로마의 황제는 하늘의 자손 같은 신성불가침의 존재가 아니라 그저 로마 원로원과 시민들에게 통치를 위임받은 사람에 불과했다. 따라서 굳이 맹자의 방벌론 -군주가 충분한 능력과 품격을 갖추지 못했다면, 그는 이미 군주가 아니라 필부에 불과하므로 신하가 무력으로 내쳐도 된다는, 아니 만백성을 위해 반드시 무력으로 내쳐야 한다는 사상- 을 동원하지 않아도 로마 시민들에게는 자격이 없는 황제를 배제하고, 새 황제를 선임할 수 있는 권리가 있었다. 때문에 평생 칼 한 번 잡아본 적 없는 학자 출신이라도 일단 황제가 되면, 무조건 전쟁터로 달려가야 했다.  

  이런 식으로 로마 제국에서 군대란 국내 반대파를 찍어 누르고 황제의 권력을 강화하는 존재가 아니라 시민들을 외적의 침입에서 보호하는 존재였으므로 모든 군단은 도나우 강, 라인 강, 유프라테스 강, 하드리아누스 성벽 등 국경 지대에 몰려 있었다.

  그러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 재임 시절, 일단의 마르코만니 족 부대가 도나우 강 방위선을 돌파해서 이탈리아 반도까지 쳐들어온 탓에 문제가 생기고 말았다. 이 침입자들은 로마 정규군에 의해 금방 격퇴되었지만, 이 사건이 이탈리아 반도의 주민들을 비롯한 로마 시민들에게 끼친 충격과 파장은 엄청난 것이었다. 로마는 자신들이 지배하는 지중해 세계에 팍스 로마나(로마에 의한 평화)를 건설했으며, 공화정 시절까지 포함해서 지난 수백 년간 한 번도 이탈리아 반도 내에 외적의 침입을 허용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비록 잠깐이긴 하지만, 이탈리아 반도에 북방 야만족이 얼굴을 비친 것이었다. 이것은 김신조를 비롯한 인민군 124부대가 청와대 근처까지 나타난 것보다는 덜할지 몰라도 비슷한 종류의 충격을 로마 사회에 안겨 주었다. 팍스 로마나가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불안한 소문이 로마 내에 돌았으며,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는 이 소문을 불식시키고 시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새 군단을 창설해서 밀라노에 주둔시켰다.

  혹여 또다시 방위선이 돌파되는 일이 있어도 이탈리아 반도의 북부인 밀라노 인근에서 막아냄으로써 수도 로마의 안전은 확실히 확보하겠다는 의미였다. 이것은 정말로 전략적인 필요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시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정치적 제스처였는데, 놀랍게도 수십 년 후의 미래를 내다본 듯한 뛰어난 선견지명이 되고 말았다. 작금에 로마 제국에 있어서 게르만 족의 국경 돌파는 일상화가 되었는데, 다행히 밀라노에 주둔한 군단이 이탈리아 반도 근처까지 온 게르만 족들을 잘 막아냄으로써 아직까지 수도가 위협당한 적은 없었다.  

  각설하고 살리나토르는 갈루스의 얘기에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떡이면서 하품이 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고 있었다. 어제 대전투를 치른 탓에 무척 피곤했다. 왜 확대 작전 회의에조차 참가할 자격이 없는 일반 사병인 자신이 이른 아침부터 군단장에게 불려 와서 이런 쓸데없는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지 정말 의아했다. 잠 안 재우는 고문이라고 보기엔 특별히 군단장에게 잘못 보인 적이 없었다.

  군단장 안니우스 갈루스는 그런 살리나토르의 모습을 보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하긴 아직까지는 이해가 안 가리라.
  “그렇게 결정을 하고, 그녀에게 의견을 물었더니 그녀도 찬성하더군. 그런데 묘한 것은 그녀가 자신을 호위해 줬으면 하는 병사를 직접 지명한 거야.”
  “그렇습니까?”

  그래서 어쨌다는 거야? 날 좀 제발 쉬게 해줘.
  “아직도 감이 안 오나 보군. 그 베스타 신녀가 지명한 병사는 바로 자네일세.”
  “예?”

  “자네를 지명했다니까, 티베리우스 율리우스 살리나토르. 이름까지 아주 정확하게 알고 있던걸.”
  “하지만 전 그녀를 만난 적도 없습니다.”
  갈루스의 입가에 짓궂은 웃음이 떠올랐다.

  “아니, 분명히 만났을 걸세. 자네가 기억을 못하는 것뿐이겠지. 아무튼 그녀는 자네가 무척 마음에 든 모양이야. 한 번 잘해보게나.”
  살리나토르는 황당해서 헛웃음을 흘렸다. 뭘 잘해봐? 순결을 지켜야 하는 베스타 신녀와 쿵짝이라도 맞추란 말인가?

  “아, 오해하지는 말게. 당장 뭘 어쩌란 뜻은 아니니까. 그녀가 지금 베스타 신녀라고 해서 장래에도 그러란 법은 없지 않은가? 다 장래를 위한 포석이야.”

  갈루스는 계속해서 자신의 절반도 살지 않은 젊은이를 놀렸지만, 살리나토르는 시큰둥했다. 남자라고 해서 전부 다 성욕이 강한 것은 아니다. 아니 애초에 본인이 태어나기도 전에 결정된, 선택권조차 없었던 성별을 가지고 성욕이 강하네, 약하네 하고 떠드는 것부터가 웃기는 짓거리이리라. 아무튼 살리나토르는 살아오면서 성욕을 느껴본 적이 없었고, 지금은 여자에게 별로 관심도 없었다. 그저 갑자기 생겨난 이 일거리가 귀찮을 뿐이었다.

  “아무튼 나는 베스타 신녀에게 경의를 표하는 의미에서 그녀의 바램을 들어주기로 했네. 자네는 함께 여행할 친구들을 몇 명 골라서 그녀를 밀라노까지 호위해 주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살리나토르는 귀찮음이 가득한 표정으로 군단장의 막사를 나왔다. 군단장은 그런 살리나토르의 뒷모습을 보면서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조금만 신경을 써도 여자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 수 있는 녀석인데 말이야. 쯧쯧, 아깝군.”    




                                                          Ⅱ




  “처음 뵙겠습니다. 코르넬리아라고 해요.”
  살리나토르의 자줏빛 눈동자에 잡힌 여자는 밝게 미소 지으면서 인사했다. 나이는 열여덟에서 열아홉 정도? 그가 너무나 좋아했던 둘째 누나 율리아가 살아 있었다면 이 여자와 또래였을 것이다. 다만 생김새는 전혀 달랐다. 율리아는 눈부신 빛을 발하는 금발 머리에 하늘색 눈동자를 지니고 있었지만, 눈앞의 여자, 코르넬리아는 칠흑 같은 까만 머리에 까만 눈동자였으며, 그 외에도 차이점이 많았다. 비슷한 부분은 둘 다 가냘프고 여성스러운 몸매를 지녔다는 점 정도였다.  

  살리나토르는 타오르는 듯한 붉은 머리칼을 세차게 흔들었다. 눈앞의 여자는 그의 누나가 아니다. 누나는 이미 죽었다.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
  “처음 뵙겠습니다. 티베리우스 율리우스 살리나토르라고 합니다.”

  살리나토르가 정중하게 인사하자 코르넬리아의 얼굴이 더욱 환해졌다.

  “어제는 정말 고마웠어요. 목숨을 걸고 싸워서 그 무서운 야만족들에게서 구해 주시다니, 정말 뭐라고 감사의 말을 드려야 할 지 모르겠어요. 어제 물과 식량을 가져다주시면서 잠깐 뵈었을 때, 인사를 드렸어야 했는데, 제가 불민해서 그냥 지나치고 말았네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인사드립니다. 저 코르넬리아가 죽을 때까지 이 은혜는 결코 잊지 않겠어요.”

  살리나토르는 한숨을 쉬었다. 그는 이 여자를 만난 기억이 전혀 없었다. 어제는 너무 피곤했고, 게르만 족들에게 잡혀가던 수많은 여자와 아이들을 도우면서도 그냥 휙휙 지나치곤 했다. 하지만 군단장의 말대로 여자 쪽에서는 그를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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